"실패와 고통은 사라져야 할 무가치한 것들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든든히 뒷받침해줄 삶의 밑거름이다"

[살며 사랑하며] (1)

박현국

- 수영로교회 부목사

- 남부산기독실업인회 지도목사

모든 실패 뒤에는 새로운 기회의 약속이 있다. 헨델은 40년 동안 영국과 유럽에서 오페라 음악의 작곡가로 널리 이름을 떨쳤으나 자신이 얻은 명성을 덧없이 느꼈다. 1741년 8월, 나이 들고 빈털털이가 된 헨델은 뇌출혈로 몸의 한쪽 부분이 마비되어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찰스 기본이라는 한 시인이 그에게 방문했다. 그는 헨델에게 성경 본문을 가지고 작사한 시를 건네주며 그것을 작곡해줄 것을 제안했다. 처음 헨델은 아무 생각 없이 그 시를 읽었으나 점차 그의 얼굴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멸시를 받아…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그를 위로하는 자가 아무도 없으니.” 이 이사야서의 말씀이 헨델의 상처들을 모두 어루만져줌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구원자는 살아계시니 기뻐하라. 할렐루야!”라는 끝 구절을 읽고, 곧바로 펜을 움켜잡았다. 그는 작곡하는 중에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수시로 느꼈고, 그 후 21일 동안 거의 쉬지 않고 “메시야”를 작곡했다.
그는 “나는 내 앞에 천국과 위대하신 하나님을 뵌 것으로 생각됩니다”라고 고백했다. “메시야”가 처음 런던에서 연주된 후, 그는 장님이 되었지만 마지막 생애 6년 동안 그의 믿음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새로운 출발을 할 자격이 있다. 새로운 인생의 기회를 얻을 권리가 있다.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실패한 사람, 심지어는 큰 죄를 저지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죄 값을 치루고 난 후에는 새로운 인생을 출발할 수 있는 것이다.

2007년이 저물고 희망찬 2008년 무자년의 새해가 돋았다. 지나간 실패와 고통, 좌절과 고난은 물거품처럼 사라져야 할 무가치한 것들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새로운 출발을 든든히 뒷받침해줄 삶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2008년 벽두에 모든 사람이 그동안의 모든 수고와 고통과 어려움과 희생을 발판으로 놀랍고 희망차게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힘차게 도약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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