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해진 현실은 민주주의가 감당해야 할 몫...‘경선 패배 인정’

▲ 안희정 충남지사가 직접 써서 SNS 올린 편지(사진=안희정 페이스북 캡처)

[투데이코리아=장시윤기자] 민주당 경선 패배 후 안희정 충남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올렸다.

10일 안 지사가 직접 작성한 3장 분량의 편지에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 변화는 정당·선거·의회·시민사회 제도 변화로 가능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안 지사는 “혁명을 꿈꾸던 젊은 그 시절, 이 세상은 흑백사진이었다. 옳고 그름에 따라 정의가 불의를 물리치는 싸움 그것이 역사였고 정의였다”라며, “민주주의의 진전과 함께 현실은 좀 더 교묘해지고 복잡해졌다. 현실 법과 제도의 알리바이가 모든 이들에게 부여되었다. 결국, 제도의 지배를 개선하고 변환시켜내는 일은 민주주의 정치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당정치와 선거 제도는 우리가 소망했던 정의를 실현해주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돌듯 책임 전가를 시켰고, 현실변화를 바라는 모든 이들을 무기력감에 빠뜨렸다”며 “많은 이들이 체념과 좌절에 빠지거나, 닳고 닳아 버려 세상과 타협하거나 아니면 여전히 혁명을 꿈꾸었지만, 이 세상의 변화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는 경선과정에서 본인의 대연정, 선의발언 등으로 붉어진 흑색선전과 정치적 타협에 대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언급한 부분이었다.

그는 세상의 변화를 위해서는 “정당이 바로 서고,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지역공동체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튼튼해야 한다”라며, “위대한 영웅의 지도력으로도 이 문제들을 풀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제도의 지배는 제도의 변화를 통해서만 풀 수 있고, 그 제도는 결국 민주주의 정당·선거·의회·시민사회를 통해서만 풀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게 다 민주주의로 귀결된다는 ‘기승전 민주주의’라고 본인의 소신으로 편지를 맺었다.

한편 안 지사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패자로서의 승복 의무를 다하려 노력했습니다. 승자의 오만, 패자의 저주가 반복되어 온 우리 정치사에서 오만과 독식, 불복과 저주의 문화를 극복하는 일이 패배 후, 제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승복과 단결의 새로운 정치문화를 위해 저는 민주주의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밝혀, 경선 패배 인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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