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일각, 19대 대선 '日 전국시대' 빗대 눈길

▲ (왼쪽부터)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조기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 이를 일본 전국시대(戰國時代)에 빗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다(織田)가 쌀을 찧어 하시바(羽柴)가 반죽한 천하라는 떡을 도쿠가와(徳川)가 먹었다"는 일본 전국시대 풍자가 19대 대선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오다'는 열도 통일 기반을 마련한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를, '하시바'는 사실상 통일을 이룩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를, '도쿠가와'는 에도(江戸)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를 가리킨다.


여기에서 오다를 '촛불'로, 하시바를 '국회'로, 도쿠가와를 '문 대통령'으로 바꾸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실제로 촛불시위는 조기대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시위대는 국회를 포위한 채 탄핵 가결을 촉구했다. 탄핵안은 일사천리로 통과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고 헌재 만장일치 인용으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후 조기대선이 실시됐지만 보수 표심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새누리당 등으로 이리저리 찢겨나갔다. 일부는 국민의당으로 건너갔으나 한국당과 국민의당 간 연대도 성사되지 않았다.


그 사이 문 대통령은 지지층은 물론 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밥그릇 싸움'에 실망한 중도표심까지 사로잡으면서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취해 역대 최다표차로 당선됐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도쿠가와 시대처럼 태평성대를 누릴지는 미지수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우선 한국당은 바른정당 탈당파를 흡수하면서 국회 107석을 차지해 거대한 제1야당으로 도약했다. 박지원 대표가 문 대통령과 '앙숙'이라는 점에서 국민의당과 민주당 간 협치 여부도 알 수 없다. 바른정당은 기본적으로 '보수 베이스'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에 동의하기 힘들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 측은 대선기간 내내 '적'을 너무 많이 만들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마음에 안 들면 적폐'로 몰아간다는 비판을 받았다. '집단 욕설댓글'은 물론 고발도 남발했다.


게다가 아들 준용 씨 채용특혜 의혹,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북한 결재 후 기권' 의혹 등 '폭탄'도 여전히 남아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에 주사파(주체사상파. NL) 출신으로 알려진 임종석 전 의원이 물망에 오르면서 임기 첫 날부터 역풍을 맞고 있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이러한 '적대감'을 적극 해소하지 않는 한 얼마 못 가 박 전 대통령 전철을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문 대통령이 10일 원내4당 지도부 회동에서 협치를 언급한만큼 지켜보자는 여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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