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희 리더스피부과 원장

국내 스키장 방문자 수가 올 시즌 총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스키와 보드는 명실공히 대표적 국민겨울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문제점도 점점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슬로프의 안전사고와 적절치 못한 건강관리로 손상을 입는 것.

'슬로프증후군'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각종 후유증을 앓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스키장처럼 장시간 기온이 차고 자외선이 강한 곳은 피부노화, 색소침착 증세 등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먼저 자외선 UVA 노출로 인한 피부 노화에 대해서 알아보자. 여름철엔 일광화상을 일으키는 UVB가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겨울철엔 UVA가 많은데, UVB가 일광화상, 피부암의 주범이라면 UVA는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왜냐하면 UVA는 멜라닌세포를 자극하여 피부를 검게 하는 작용뿐 아니라 UVB보다 피부 깊숙이 침투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슬로프를 내려온 뒤 세안은 미지근한 물로 부드럽게 하며 순한 세안제를 사용하며 지성이 심한 피부가 아니라면 아침엔 물로만 세안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 세안 후엔 충분한 보습을 해주어야 하는데 연고 타입의 밀폐력이 강한 고강도 보습제를 바르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자외선 차단 지수(SPF)는 일상생활 중 사용하는 것보다 높은 것이 좋다.

SPF는 30 이상이 좋으며 물론 UVA를 차단하는 능력이 높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자외선 차단제는 보통 4시간 정도 효과가 있으므로 3-4시간 후엔 자외선 차단제를 다시 발라주어야 한다. 여성분들처럼 화장을 하여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색조화장품 이를 테면 투웨이 케이크나 파우더를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것을 선택하여 자주 덧발라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키장에선 차가운 공기가 직접 피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고글, 마스크 등을 착용한다. 겨울철 피부관리에 주의가 요구되는 것은 동상과 동창이다. 동상은 신체의 말단부 즉, 귀, 코, 뺨, 손가락, 발가락 등에 주로 생긴다. 주로 영하 2-10도 정도의 심한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피부가 얼어버려 혈액 순환이 없어진 상태를 말한다.

일단 동상이 의심되면 42도 정도의 뜨거운 물에 피부가 말랑말랑해지고 혈색이 돌아올 때까지 신속히 담그고 있어야 한다. 이후 안정을 취하고 동상을 입었던 부위는 가급적이면 다치거나 자극을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특히, 동상으로 의심될 경우는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동창은 추위에 대한 비정상적인 피부 반응으로 약한 추위에도 쉽게 생기는 피부 손상으로 어린이와 여성,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 생기기 쉽다. 동상과 마찬가지로 손가락, 발가락, 뒤꿈치, 귀, 코 끝이 발갛게 되면서 후끈거리는 증상이 생겼다 사라지곤 한다. 일단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그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고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동창은 사후 치료보단 예방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비타민 등의 복용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음주와 흡연 등은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기 절대 피해야 한다. 동창 증상을 경험한 분이라면 좀더 낮은 온도에 노출 시 짧은 시간 내 동상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건성 습진도 겨출철 조심해야 할 피부질환이다.

건성 피부의 특징은 하얀 각질이 일어나 피부가 들떠 보이며 거칠어진다. 수분이 줄어들면 피부 탄력 또한 떨어지고 표면엔 잔주름이 더 눈에 띈다. 건성이 점점 심해지면 피부는 갈라지고, 따갑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긁다 보면 상처가 나고 딱지가 앉으며 심한 경우 진물이 나기도 한다.

건성피부엔 로션이나 크림처럼 수분 함량이 유분 함량보다 높은 제재보다는 연고와 같이 유분이 다소 많아 끈적거리는 느낌이 있는 것이 좋다. 특히 스키장에서처럼 장시간 차고 건조한 바람에 노출되는 경우엔 연고처럼 밀폐력이 있는 제재가 좋다. 나이론이나 스판덱스의 스타킹처럼 다리에 딱 달라붙는 합성 섬유나 거칠거칠한 느낌의 모직 의류가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며 면제품을 입는 것이 좋다.

강승희/리더스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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