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부족’ 나무가 자라면 해결 될 문제"... "‘슈즈트리’ 곧 철거 예정"

[투데이코리아=차지연 기자] 지난 20일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서울로 7017(서울 고가도로)’이 개장했다. 곳곳에 시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서울로 7017의 논란사항부터 진행과정, 경제적인 효과 등을 집중 조명한다.

▲ 지난 20일 서울고가도로가 '서울로 7017'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로 7017 개장은 서울시가 자동차 중심도시에서 사람중심 도시로 변화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 20일 ‘서울 고가도로’가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37년 만에 ‘서울로 7017’로 다시 태어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장 소감으로 서울 고가도로가 자동차 중심의 공간에서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변모한 것에 큰 의의를 둔다고 표현했다.

‘서울로 7017’은 “1970년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가 2017년 17개의 사람이 다니는 길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1960년대 국내 경제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서울시의 인구와 자동차 수 급증으로 교통난이 문제되자, 1970년 이를 해결하고자 준공된 ‘서울고가대로’는 지난 30년 동안 국내 경제발전의 자랑스러운 상징물이었다.

그러나 지난 1990년대 말 고가 도로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하면서 급기야 2006년 정밀안전진단 안전성 평가에서 D등급을 받으며 ‘서울고가대로’는 철거 단계에 이르게 됐다.

그 후 ‘서울고가대로’ 재사용에 대해 여러 논의를 거쳐, 해외의 도시재생 사례(일본 요코하마 개항의 길, 뉴욕 하이라인 파크, 프랑스 프롬나드 빠이용)를 벤치마킹해 서울 고가대로는 지난 20일 시민들의 공원인 ‘서울로 7017’로 재탄생했다.

▲ 사진=서울로 7017 홈페이지


서울로 7017에는 무엇이 있을까?

서울역을 중심으로 1,024m의 길이로 뻗어있는 ‘서울로 7017’에는 17개의 보행자 동선이 연결되어 있으며, 18개의 편의시설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공원 조성을 위해 심어놓은 다양한 나무들과 함께 수국식빵, 목련다방, 장미김밥 등의 매점과 호기심화분, 장미무대, 공연자연쉼터와 같은 각종 시설물들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특히 트램펄린이 설치된 ‘방방놀이터’가 가족 단위로 방문한 시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의 성공적인 안착과 함께 방문객들의 발길을 다리 주변 침체된 지역의 활성화로 이끌기 위해 해당 지역의 간판정비 및 상가 리모델링, 건축자산 개량 등을 지원했으며, SNS를 통해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600년 이상 역사의 남대문 시장을 살리기 위해 카페거리, 쌈지공원, 녹지공간 조성, 보행로 개선, 편의공간 확충 등의 변화를 마련했다. 또한, 중림•만리동, 회현동, 청파.서계동, 공적동 일대의 재생을 목표로 주변 주거환경을 정비하고 보행로를 개선하는 등의 활동 역시 함께 진행됐다.

개장 후 시민들의 반응은? …. ”그늘 부족, 슈즈트리 논란”

그러나 뚜껑을 열고 나니, 서울로 7017 방문객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대체로 고가대로의 그늘 부족 문제와, 슈즈트리의 예술성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노비학 씨는 “방송에서는 (서울로 7017이) 멋지게 소개됐는데, 기대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그늘이 많이 없다. 한여름에 굉장히 더운데 더위를 피하기가 힘들 것 같다”고 아쉬운 점을 털어놨다.

서울 노원구에서 온 김현미 씨는 “공원이라고 해서 자연적인 환경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나무가 너무 작아서 실망했다”며 “한참 걸은 후에야 그늘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본지가 현장을 직접 취재한 결과 많은 방문객들이 그늘이 부족한 점에 대해 아쉬워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어서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는 조형물 ‘슈즈트리’에 대한 의견도 들어봤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양수빈 씨는 슈즈트리에 대해 “진짜 신기하고 특이한 것은 맞지만 잠깐 동안 전시되는 것이 딱 좋은 것 같다”는 의견을 말했다.

경기 인천시의 한성진 씨는 “지나가다가 너무 특이해서 구경하러 왔다”고 밝히며 “계속 보니깐 그렇게 이상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당황스럽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흉물’ 논란이 되고 있는 슈즈트리는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씨가 재능 기부 형식으로 제작한 조형물로 정크아트에 속하는 예술품이다. 폐기된 신발을 통해 우리 소비문화를 되돌아보자는 취지로 제작되었으며, 오는 28일까지 예정된 전시를 마치고 철거될 예정이다.

“나무가 자라면 해결될 문제” "지켜봐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여름철이 되면 ‘그늘 부족’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개장한 지 일주일 지난 지금 ‘서울로 7017’을 벌써 비판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홍다감 씨는 “그늘 부족 문제는 향후 나무가 자라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사항이다.”고 말하며 “햇빛이 싫으면 일조량이 강한 시간대를 제외하고 방문하는 방법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부산에서 온 이은주 씨는 “공원을 만들 때 처음부터 큰 나무를 옮길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으며 “나무가 자라면 해결될 문제인데 벌써부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 아직 나무가 자라지 않은 상태이다.


‘서울로 7017’이 개장한 지 약 일주일이 지났다. 현재 제기되는 논란들은 벌써 비판하기에는 이르며, 향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말과 평일 저녁 시간을 제외하고 ‘서울로 7017’의 주 방문객 연령대는 50대~70대의 노년층이다. 인구 고령화가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는 한국에서 ‘서울로 7017’은 노년층의 한적함을 덜어주는 대체공간이 될 것이다.

그 밖의 작은 불편사항들은 향후 시행착오를 거쳐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본다. 다만 서울시가 ‘서울로 7017’을 잘 관리해 나가는지는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 문제는 홍보나 마케팅 등 기획력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서울시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서울로 7017’이 보여주기식 조형물이 될지 시민들의 호평 속에 진정한 휴식 공간으로 이용될지는 앞으로의 관리에 달려있다. 향후 ‘서울로 7017’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