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회 “소상공인들의 든든한 방패 되길”…김 위원장 “협의‧협치 꼭 필요하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14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첫 업무를 시작했다. 소상공인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고 대기업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쪽에서는 금방이라도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고 다른 한 쪽에서는 천천히 가기를 바란다.


사실 급한 쪽은 소상공인들이다. 그동안 겪어왔단 고통의 양만큼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의 열렬한 바람만큼 기대와는 달리 개혁의 급진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과 현실이라는 괴리의 덫에 빠질 위험성도 엇보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는 14일 논평을 통해 신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환영하며 “대기업에 골목상권 빼앗긴 소상공인들의 든든한 방패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김상조 위원장은 경제 개혁의 이론가이자 오랜 시민단체 활동으로 경제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왔다”며 “특히 가맹점‧대리점에 대한 갑의 횡포가 근절되고 재벌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의 문제도 원만하게 해결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합회는 “앞으로 자체적으로 ‘재벌 대기업 불공정 행위 신고센터’를 마련해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한데 모으고 만약 불법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는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재 연합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상공인연합회와 유기적인 민‧관 협조체계를 구축해 재벌 대기업의 횡포를 막는 방패가 되길 바란다”며 “소상공인들도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공정위가 공정 경제 실현의 견인차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소상공인연합회 로고.


한편, 김상조 공정개래위원장은 1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의 확립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 차원을 넘어선 공정위의 존립 목적이자 이 시대가 공정위에 부여한 책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경쟁법의 목적은 경쟁을 보호하는 것이지, 경쟁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법언과는 달리)우리 사회가 공정위에 요구하는 바는 거칠게 요약하자면, 경쟁자, 특히 경제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제력 오남용을 막고, 하도급 중소기업, 가맹점주, 대리점사업자, 골목상권 등 ‘을의 눈물’을 닦아달라는 것”이라며 “공정위에 민원을 접수하시는 한분한분의 사연은 너무나 절박하다. 생존이 걸려 있는 문제다. 당연히 공정위는 그 분들의 호소를 듣고 피해를 구제하며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 모든 요구들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도 언급하면서 소상공인들의 열렬한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그는 “예컨대,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를 비롯한 형사규율의 강화, 사인의 금지청구권,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 등 민사규율의 강화, 그리고 공정위와 지자체의 협업체계 구축 등은 국회와의 충실한 협의, 협치 과정이 없으면 한걸음도 나아가기 어려운 과제들”이라며 ‘타협’에 방점을 찍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앞으로의 ‘기울어진 운동장’ 개혁 작업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상공인들도 앞으로 닥칠 험난한 개혁 과정을 견딜 수 있는 인내력을 좀 더 길러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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