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 징용 사건 다룬 영화 ‘군함도’ 제작보고회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정권 교체기 불안한 한‧일 관계 속에서 일제의 강제 징용 현장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군함도>의 제작보고회가 15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진행됐다.


묵직한 소재를 다룬 만큼 제작보고회도 일반 극장이 아닌 우리의 역사적 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중립중앙박물관 내에 위치한 극장 ‘용’에서 열렸다. 그러나 분위기만큼은 화기애애했다.




주변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영화 <군함도>는 분명한 목적을 가진 상업영화다. 흥행 메이커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잘생김으로 둘째가라면 서운할 소지섭과 송중기, 대한민국 베테랑 배우 황정민과 이정현이 캐스팅됐다. 6만6000㎡(1만9965평) 최대 규모의 초대형 세트에서 6개월 동안 총 115회차 촬영됐다. 그리고 대기업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하고 배급까지 맡았다.


류승완 감독은 “제 자신도 일본의 영화, 드라마, 음식 등을 좋아하고 한‧일 관계가 잘 풀리길 바란다”며 “비록 배경이 강제 징용 현장이지만 우리 영화는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한국인들에게 가해진 폭력을 다루고 그 속에서 보편적인 인간이라면 가질 수 있는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감독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그 관계가 오래 지속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 <군함도>는 1945년 석탄을 체굴 광산인 일본의 군함도에 끌려온 조선인들이 지옥 같은 그 곳을 탈출하는 이야기다.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강옥(황정민)과 그의 하나뿐인 딸 소희(김수안),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칠성(소지섭), 일제 치하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온 말년(이정현) 그리고 임무를 받고 군함도에 잠입한 광복군 무영(송중기)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그들의 필사의 탈출을 그린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는 “한 사람이라도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가면 우리가 이기는 것”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 대사는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그러나 류승완 감독은 “그렇다고 소위 말하는 ‘국뽕’ 영화는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극한 상황에 놓인 보편적인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어떤 감정이지 애국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날 제작보고회 현장에는 일본 아사히신문의 기자가 참석해 직접 류승완 감독에게 질문을 던져 관심을 끌었다. 영화의 몇 퍼센트가 사실인지와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없는지를 물었다.


류 감독은 “취재를 통해 증명된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었고 인물들과 이들이 탈출을 감행하는 것은 영화적 연출”이라며 “영화가 공개되고 나면 이러한 우려가 전부 해소될 것으로 믿고 관객들은 굉장히 특별한 영화적 체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편 쟁쟁한 출연배우들의 촬영 전후의 재미있는 뒷이야기들도 많이 나왔다. <군함도>는 류승완 감독이 <베테랑>을 찍기 이전부터 기획됐다. 류 감독은 “우연히 항공사진에 담긴 군함도를 보고 오랫동안 생각이 끊이질 않았고 그 속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출연배우들은 거대한 세트장에서 보냈던 6개월을 추억했다. 송중기는 소재가 주는 압박감 때문에 힘들었고 이정현은 43kg이었던 몸무게를 35kg까지 빼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정현은 “저뿐만 아니라 보조출연 배우들까지 모두 촬영 후반에는 살이 많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 만큼 모든 배우들이 고생하면서 촬영했다”고 전했다. 황정민은 류 감독에게 “너무 힘드니까 이거 하지맙시다”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종로 최고의 주먹 칠성을 연기해야 했던 소지섭도 거의 알몸으로 목욕탕 액션을 연기해야했다. 그는 “평소에 느린 편인데 감독님이 동작을 빨리해 줄 것을 요구해 많이 힘들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의 어려움을 증명이라도 하듯 영화 예고편에는 노력의 결과로 얻은 조각 같은 몸매가 드러나기도 했다.


아역 배우 김수안은 “2년 전에 군함도가 있다는 것을 무한도전을 통해 알게 됐다”며 “나름 역사책도 읽어 공부를 했고 옛날 그 곳에 저 같은 어린이들도 있었을텐데 그 아이들을 생각하며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 답지 않은 현답을 줄곧 내놓은 김수안 양 덕분에 제작보고회 현장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소재가 주는 무게감도, 배우들과 제작진들의 노력도, 영화의 규모도 3박자가 모두 큰 영화 <군함도>는 7월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