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살해' 사인 규명 시 美北관계 최악 치달을 것으로 전망

▲ 북한 억류 중 혼수상태로 송환됐다 사망한 오토 웜비어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작년 1월 평양 관광 중 북한 당국에 억류돼 재판을 받다 최근 송환된 뒤 결국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 사인과 관련해 '북한 고문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웜비어 유가족은 최근 성명에서 "웜비어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같이 있는 가운데 오후 2시20분께 사망했다"며 "불행하게도 우리 아들이 북한이 가한 끔찍한 학대로 숨지면서 오늘 우리가 슬픈 일을 겪을 수밖에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가족과 미 언론은 과거 북한에 억류됐다 갖은 고문 후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박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2009년 억류된 로버트 박은 끔직한 고문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후 후유증에 시달렸다.


앞서 96년 억류됐던 에반 헌지커는 풀려난 지 한 달도 안 돼 후유증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케네스 배, 매튜 도드 밀러 등도 입 모아 정신적·육체적 고문을 증언했다.


북한은 웜비어가 작년 3월 재판을 받은 후 식중독인 보톨리누스 증독에 걸렸다가 수면제 복용 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시내티대 의료진은 관련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오히려 웜비어에게서 일정한 혈류공급이 중단된 심폐정지 상태에서 뇌조직이 괴사할 때 흔히 관찰되는 뇌손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웜비어가 구금돼 있는 동안 잔혹한 구타를 당했다"고 미 고위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의료진은 웜비어에 대한 육체적 고문을 뒷받침할 만한 신체적 외상이나 손상은 없어 추가 부검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석방 가능성이 존재하는 외국인에 대한 '고문기술자'들의 고문은 통상 외상을 남기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 국가안전부(MSS)는 탈북자 유상준 씨 고문 과정에서 흔적을 남기지 않은 사례가 있다. 대신 유 씨는 내상을 입어 심신이 크게 쇠약해졌다.


웜비어가 북한에 의해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미북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극단적인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물리적 보복이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웜비어는 버지니아대 재학 중이던 작년 1월 평양으로 관광을 갔다가 정치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체포돼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작년 3월 재판 출석 후 혼수상태에 빠졌지만 북한은 1년 이상 이를 은폐하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웜비어를 미국에 송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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