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논란 빚어온 기업회장 줄사퇴, 그 내막은?

▲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정우현 회장

[투데이코리아=권규홍기자] 재벌 저격수로 불리던 김상조 교수가 공정 거래 위원장이 되면서 최근 재계는 크나큰 태풍의 소용돌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갑질 경영으로 논란을 빛어 왔던 미스터피자의 정우현 회장은 26일 방배동 MP 그룹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검찰수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미스터 피자 사태에 대한 보상 대책을 발표하며 회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그리고 지난 21일 본사 압수 수색으로 시작된 검찰 조사에도 성실히 임할 것을 약속했다.

정우현 회장은 본인의 잘못이 크지만 28년간 미스터피자를 사랑해주고 응원해 주었던 국민에게 진심으로 머리를 숙이며 앞으로 투명경영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미스터피자를 응원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보복 출점으로 지적된 미스터 피자 이천점과 동인천역점을 즉각 폐점하겠다고 했으며 식자재 공급에 공개 입찰 방식을 통해 공정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밖에도 대한 적십자사 회장을 지내고 있던 김성주 성주그룹 대표도 임기를 3개월 남겨둔 적십자사 회장을 그만두며 성주그룹 회장직에서도 동시에 물러났다. 성주그룹의 잡화브랜드 MCM의 협력업체들이 본사가 불공정 거래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게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그동안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한진그룹, 대한항공의 조원태 사장 역시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한진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몸을 낮췄다.

이런 기업 오너들의 줄사퇴는 김상조 위원장의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정부와는 다르다는 걸 체감했기 때문이다. 김상조 위원장 임명 후 공정위는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뒤이어 현대자동차의 계열사인 현대 위아에 입찰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 계약을 무리하게 체결시켰다며 3배의 과징금을 먹이고 검찰 고발을 했다. 친기업을 표방하며 기업들에 온갖 혜택을 주었던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의 공정위는 제힘을 못써왔다는 평가가 주를 이었으나 이번은 정말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피부 깊숙이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4대 재벌을 비롯해 공기업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해나가겠다는 김상조 위원장의 행보에 재계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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