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공동체 상영‧대관 상영으로 관객들 찾아갈 것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의 투쟁을 다룬 것으로 화제를 모았던 다큐멘터리 영화 <파란나비효과>가 극장에서는 더 이상 관람할 수 없게 됐다.


<파란나비효과>의 배급을 맡은 인디플러그는 3일 입장문을 통해 이후로 모든 극장 상영을 중단하고 앞으로는 찾아가는 공동체 상영과 대관 상영 방식으로 관람객들을 찾아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파란나비효과>는 지난 6월 22일 60여개 극장에서 개봉해 3일 현재까지 4156명이 영화를 관람했다.


인디플러그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가장 첨예한 사회 이슈였기에 영화를 통해 많은 분들과 이 이야기를 공유하고 성주 사람들의 진심을 전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저희의 노력이 부족했던 탓인지 극장 상영이 1~2회차로 배정돼 관객들을 모으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극장 상영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시간표를 배정해주신 독립예술영화전용관 관계자, 멀티플렉스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드린다.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계속될 수 있도록 <파란나비효과>의 이후의 행보도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파란나비효과>는 올해 4월 진행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출품돼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사드 배치’에 관한 첫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로 2016년 7월 13일 사드 배치 최적지로 경북 성주가 결정되며 시작된 성주의 사드배치 반대 투쟁을 담고 있다.


김영진 전주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파란나비효과>는 정치의식이 전무했던 평범한 사람들이 개인적 영역에서 다수의 선을 위한 공동체의 영역으로 관심을 옮기게 되는 과정을 차분하게 따라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의 일상적 삶의 세세한 관찰을 얹어놓음으로써 친밀감을 준다. 당연한 얘기지만 정치는 저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일상을 관통하는 테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해준다”고 평했다.

<파란나비효과> 상영 중지에 대한 입장 전문


오늘 이 시간 이후로 전국의 모든 극장에서 <파란나비효과>의 상영을 중지하려고 합니다.

이미 시간표가 열려있거나, 관객분들이 예매한 경우에는 그대로 상영이 될 예정이지만, 앞으로는 시간표 배정이 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한국사회에 던져진 첨예한 쟁점 중의 하나인 '사드배치'를 다룬 <파란나비효과>는 '사드배치'의 전술적 논쟁을 다룬 영화가 아니라, ‘사람’을 다루고 있습니다. 국가의 일방적인 결정이 성주라는 지역사회에 어떤 파문을 던졌는지, 그리고 평생 극우보수정당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시선'으로 사드를 바라보고, 정치와 분권에 대한 생각들이 바뀌는 지를 다루는 영화입니다.


어쩌면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성찰하고, 지역의 공동체가 어떻게 발아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기를 바랐습니다.


개봉주부터 거의 대부분의 극장에서 1회차의 시간표가 배정되고, 많아야 2회차가 배정된 이 영화는 극장이라는 공간으로 사람들을 끌어 드리지 못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유의미한 스코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1주일이 지난 현재 '함께' 볼 만한 시간대는 거의 없습니다. 제가 극장을 운영하더라도, 그렇게 결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해합니다. 이제 다른 독립영화들에게 작지만 저희의 시간표가 더 배정되기를 바랍니다.


끝이 아니라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그래서 이미 개봉 전부터 시작했고, 여러 시민사회와 단체에서 함께 하고 있는 '공동체 상영'과 '대관 상영'에 주력할까 합니다. 열심히 관객이 원하는 곳을 찾아 다니는 공동체 상영을 하겠습니다. 또한 소성리, 성주군내, 김천지역에는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 분들에게 <파란나비효과>의 상영권리를 모두 드릴 생각입니다. 성주김천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바로 평화의 성지에서 <파란나비효과>를 관람할 수 있을 겁니다. <파란나비효과>를 후원해주시고, 예매권을 받으신 분들의 경우 함께 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것입니다.


지난 1주일 동안 <파란나비효과>를 관람해주신 모든 관객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시간표를 배정해주신 독립예술영화전용관 관계자, 멀티플렉스 관계자 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한국의 독립영화에 대해서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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