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黜黨 안돼" 목소리.. 당내에서도 '콘크리트 지지층 붕괴' 우려

▲ 홍준표 대표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6일 '보수의 메카'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 고향인 대구에서 '박근혜 출당'을 언급했다.


홍 대표는 이 날 대구에서 열린 첫 번째 토크 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과 관련해 "정치적 책임의 문제에기 때문에 우리가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며 "앞으로 당에서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잘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그 책임을 안 진다면 무책임한 정치가 된다"며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다. 자기가 잘했건 잘못했건 간에 결과에 대한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60대 남성은 "박 전 대통령이 지금 오랫동안 감옥에서 못 나오고 있다. 빨리 석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남성도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라는 얘기가 (홍 대표) 페이스북에서 이따금 등장한다. 이 부분을 잠재워달라. 출당은 입에 담아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두고 대립이 이어지자 동석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 자리는 홍 대표에게 질문하는 자리이지 선생님이 관객에게 동의를 구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제지했다.


홍 대표는 정부여당이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두고 한국당에 연일 맹공을 퍼부으면서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 승리는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17일 한 지방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에만 기대어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다"며 "(한국당이) 17~20% 박스권 지지율에 머무르는 가장 큰 원인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 출당'을 두고 '친홍(親洪)'으로 분류되는 당내 인사들 사이에서도 부정적 목소리가 나온다.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즉 전통적 지지층마저 등 돌리게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류여해 최고위원은 이 날 자신의 SNS에서 "어제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 출당에 관한 논의를 시사했다고 한다"며 "시기적으로나 의미적으로 '왜'라는 의문이 드는 얘기"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는 1심 판결 결과를 보고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하는 게 적절하다는 공감대가 비대위, 윤리위를 통해 형성돼 있음에도 지도부 차원에서 사전논의 내지 공감대 형성 없이 당대표가 개인적 의견을 당론처럼 얘기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류 최고위원은 "홍 대표는 태극기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당을 지지하는 애국자이자 당원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그들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갖는, 한 색깔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다기한 마음의 색깔을 헤아리지 못하고 박 전 대통령 거취 문제를 너무 쉽게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홍 대표 발언이 바른정당과의 관계개선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며 "제대로 된 반성, 고백이 없는 그들과 정치적 연대를 모색하고 실천하려는 건 정치적 계산을 앞세운 불의일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 대표와 수 차례 의견충돌을 빚는 듯한 모습을 보인 정우택 원내대표도 "아무래도 1심 재판 결과를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여론 추이를 감안하고 당원들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나가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 입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의원은 "사실 가장 바람직한 건 박 전 대통령 스스로 (탈당) 결단을 내리는 것인데 그렇게 할 가능성이 지금까지 봐선 없는 게 현실"이라며 "거기에만 매몰돼 있고 계속 같이 가는 식으로 가선 우리 당, 우파 전체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대표는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한국당이 정부여당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연말부터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연말까지 (정부여당의) 잘못을 축적시키고 난 뒤에 대들어야 한다"며 "(지금 해봤자) 국민들이 별로 안 좋아한다. 이 사람들이 하는 짓, 정책을 전부 다 정리해서 연말까지 기다렸다가 내년 연초부터 대대적으로 붙어보자"고 말했다.


홍 대표는 내달 1일까지 일정으로 대구, 울산, 서울, 대전, 강원, 부산·경남, 호남·제주, 인천·경기 등 전국을 순회하며 토크 콘서트를 갖는다. 17일에는 울산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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