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고발 다큐멘터리는 어떻게 액션 블록버스터 저널리즘 영화가 됐나?

▲ 영화 메인포스터.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KBS, MBC 등 공영방송이 어떻게 정권에 의해 유린됐는지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이 개봉 11일 만에 관객 수 14만 명을 돌파했다.


27일 14시 기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화 <공범자들>이 누적 관객 수 14만424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을 다룬 최승호 감독의 전작 <자백>의 최종 관객 수인 14만3944명을 개봉 11만에 넘어선 기록이다.


<공범자들> 측은 이번 기록에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개봉 첫 날 150개 상영관으로 시작했지만 꾸준히 관객들이 찾아오면서 230개 상영관까지 규모가 확대됐다. 좌석점유율은 여느 상업영화들에 밀리지 않고 있다. 평일 20% 안팎을 유지하고 주말은 30% 이상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예매율도 개봉 후 줄곧 10위권 내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 영화 속 한 장면.


관객들 반응도 좋은 편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다큐라서 지루할 줄 알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구 언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반드시 확인하시라”, “mbc 전 사장 안 씨와의 혈투(?)를 잊을 수 없다” 등 열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MBC와 KBS 방송 노동자들이 제작거부와 파업 등에 돌입하면서 영화 <공범자들>에 대한 관심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공범자들> 측은 개봉 3주차에는 20만 명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범자들>은 이 영화를 자칭 ‘액션 블록버스터 저널리즘’이라고 부른다. 이 독특한 장르 명칭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 영화 속 한 장면.


최승호 감독은 MBC PD로서 PD저널리즘 프로그램인

을 통해 황우석 논문 표절, 4대강 사업 등 사회적 파장이 컸던 이슈들을 다루다가 2012년 결국 해직 당했다. 이후 그는 독립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를 통해 탐사저널리즘을 꾸준히 펼쳐온 인물이다.


최 감독은 지난해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으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이번 <공범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공영방송이 어떻게 타락했는지 그 장본인들을 인터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때 자신이 근무했던 MBC를 상대로 취재를 벌이고 잠복해 있다가 취재 대상이 나타나면 카메라를 갖다 대고 인터뷰를 시도하는 등 역동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이 영화에 다수 포함 됐다.


아마도 제작 초기부터 의도적으로 영화에 액션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을 듯하다. 좀처럼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인터뷰 대상들 때문에 잠복도 해야 했다. 운이 좋아 대상자들과 마주치면 어쩔 수없이 황급히 카메라를 들이밀어야 했다. 하지만 도망가기 바쁜 취재원들. 이런 웃지 못 할 헤프닝에 가까운 촬영과정 때문에 자연스럽게 액션 저널리즘 장르가 만들어진 것.


‘액션 블록버스터 저널리즘’이라는 독특한 장르는 어찌보면 제작진의 의도였다기보다는 촬영 대상들이 탄생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배우가 연기하는 극영화나 일반적인 다큐멘터리들도 사실상 촬영 대상을 컨트롤 할 수 있다. 그러나 <공범자들>은 그들을 컨트롤 할 수도 없었고 오히려 그런 통제불능이 다큐를 액션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비상식적 행동을 일삼아 온 그들의 행동에 웃고 그들의 뒤를 쫓는 최승호 피디와 카메라의 역동성에 긴장과 액션을 느꼈으리라고 추측해 본다.


▲ 영화 속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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