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하여 유엔 헌장 7장 41조(비군사적 제재)에 따라 강력한 제재조치를 담은 결의 2375호를 11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신규 안보리 결의 2375호는 전문 10개항, 본문 33개항 및 2개의 부속서로 구성되어있으며 이번 결의는 안보리가 2006년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 이후 9번째 결의안이다.

이번 안보리 결의는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한 것으로, 무모한 도발을 지속할수록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

이번 안보리 결의는 대북 유류 제공 제한, 북한의 섬유 수출 금지 등 새로운 제재조치를 도입하였고, 기존 결의상 제재조치를 확대·강화하는 한편 제재대상 개인·단체를 추가 지정하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보리 결의 2270호, 2321호 및 2371호 등 기존의 대북제재 조치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안보리는 이번 결의를 계기로 북한에 유류를 제공할 경우 매달 제재위원회에 제공 내역을 통보하고, 제재위원회는 유류 공급량이 상한선의 75%, 90%, 95%에 도달할 때마다 회원국에 공지하도록 했다. 이번 결의가 철저하게 이행될 경우 연간 북한에 들어가는 정유제품의 약 55%가 차단되고, 유류(정유+원유) 총량의 30%가량을 차단하는 효과를 보게 될 전망이다.

안보리는 이번 결의에서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섬유 품목의 수출을 금지하고, 북한 해외노동자에 대한 신규 노동허가 발급을 금지하도록 했다. 해외 노동자에 대한 노동허가 재발급이 금지됨에 따라 향후 사실상 전면 금지에 맞먹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는 관측이다.


그리고 북한의 밀수를 막기 위해 북한 선박과 공해상에서 물품을 이전하는 행위를 전면 차단하고, 금지품목 운송이 의심되는 북한 선박에 대한 검색 권한 부여를 촉구하고,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해당 선박을 적절한 항구로 이동시켜 검색하도록 했다. 이런 의무조항을 따르지 않으면 제재위원회에서 해당 선박에 대한 자산을 동결하고 등록 취소 대상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이 조치는 북중 간 공해상에서의 수산물 밀거래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 제재안이 발효된 직후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만장일치로 이번 제재안이 채택된것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는 이번 결의를 통해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도전인 북한의 무모하고 무책임한 핵개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재차 표명한 것”으로 평가했다. 외교부는 “북한의 계속된 도발은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국제사회의 준엄한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고 "북한은 오직 비핵화의 결단만이 자신의 안보와 경제 발전을 보장받는 길임을 깨닫고,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제시하는 비핵화와 평화의 길로 조속히 나와야 할 것이며 정부는 이번 결의 2375호를 포함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들이 철저히 이행되도록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초 알려진 대북제재안보다는 강도가 떨어진, 원유공급 중단 안이 결의안에서 제외되면서 실질적인 효과가 빈약했다는 평가다. 이번 조치를 두고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인접국인 러시아의 입김이 들어간게 아니냐는 일부 국제사회의 질타가 있었다.


가장 큰 결정권을 쥐고 있는 미국측도 중국과 러시아의 협상안을 눈감아 줬다는 점을 보았을때 이번 제재안은 북한을 너무 궁지로 몰아세우면 또 다시 어떤 큰 도발을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7월 ICBM을 이용한 괌 타격을 발표하면서 관련 실험을 위해 일본 상공위로 미사일을 날리는 짓을 벌이기도 했다.
궁지로 몰릴때까지 몰린 북한이 과연 이번 제재안을 두고 또 어떤 도발을 감행할지 국제사회는 다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백악관이 미 상원의원들이 주장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꺼내들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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