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소신 실종' '외교장관 패싱' 비판 與野서 이어져

▲ 국감에서 발언 중인 강경화 외교장관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경화 외교장관 발언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 특보 발언을 비난하면서 송영무 국방장관도 질타해 외교부 수장으로서 줏대가 없다는 비판과 함께 '외교장관 패싱' 의혹까지 제기됐다.


강 장관은 문 특보의 "한미동맹이 깨지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 등 발언에 대해 각각 "적절치 않다" "정부 정책과는 다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 장관이 국회에서 문 특보를 비판한 점에 대해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정책적 혼선을 야기한 점을 들어 (청와대가) 엄중주의 조치했다"고 밝혔다. 문 특보 발언의 부적절성을 인정하면서도 송 장관에 대한 청와대 조치는 옳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외통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강 장관이 외교부 수장으로서 줏대가 없다는 지적과 함께 '외교장관 패싱'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강 장관이 외교적 소신을 드러내는 대신 청와대 눈치를 보며 자리보전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양석 바른정당 의원은 "인사도 (장관) 뜻대로 잘 안 된다는 소문이 돌고 정책적 메시지는 다른 분(문 특보)이 자꾸 낸다"며 "장관을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목소리가 없다' 나쁘게 말하면 '존재감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강 장관 자세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경화 패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교장관이 눈에 안 띈다"고 꼬집었다.


강 장관은 "외교부가 하는 많은 일이 업무의 속성상 공개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인데 국내적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모습을 알려야 하는 부분에 미진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며 "장관으로서의 고유활동은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효율적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 장관은 소설가 한강의 뉴욕타임스(NYT) 기고문과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작가로서의 개인적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표현에 있어서나 역사인식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장관 패싱' 비판을 의식한 듯 청와대가 한강의 기고문을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것에 대해서도 "저와 협의했더라면 올리지 말라고 조언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강은 최근 NYT에 기고한 '미국이 전쟁을 말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 제하 기고문에서 "한국전쟁은 이웃 강대국들에 의해 한반도에서 벌어진 대리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우리들은 평화가 아닌 어떠한 해결책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전쟁과 관련해 기습침공 등 북한 측 책임은 언급하지 않고 마치 미국에만 책임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일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한강의 기고문을 보면 한국전쟁에 대한 인식이 명백히 잘못돼 있고 보편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키워드

#강경화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