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韓美 FTA, 일자리 죽여" 주장.. 경제 카드로 文 대통령 압박 나설 듯

▲ 7일 캠프 험프리스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움직임을 보여 한때 문재인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취임 후 첫 방한(訪韓)에 나섰다. "미국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기선제압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를 타고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다. 곧바로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이동해 문 대통령, 한미 장병들과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뒤 문 대통령 및 그의 대표단과 함께 무역에 관해 예정된 훌륭한 회의를 한다"며 "바라건대 회의가 잘 풀려서 우리가 미국 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바로 내가 여기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미FTA 폐기 카드를 통해 한국을 압박해왔다. 때문에 이번 '일자리' 발언도 경제적 카드를 꺼내들어 동북아 안보 관련 문 대통령의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차원 아니냐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를 두고 "일자리를 죽이는 끔찍한 협정"이라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며 김정은 체제의 최대 '스폰서'로 지목되는 중국을 압박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한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을 야당으로부터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문재인 정부를 확실한 '우군'으로 끌어들일 카드가 필요한 셈이다.


문 대통령도 미국과의 관계 유지에 신경쓰는 눈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청와대 밖으로까지 나가 트럼프 대통령을 영접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하루 전인 6일에는 독자 대북제재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대미(對美)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문 대통령으로서도 미국과의 경제적 충돌은 피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 지지층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정부는 7일 트럼프 대통령 방한 반대시위 금지조치를 잇따라 내렸지만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6일 스리랑카 콜롬보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국민이 트럼프 대통령 방문을 반대한다고 해서 (정부가) 억지로 집회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트럼프 대통령 동선을 따라다니며 방한 반대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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