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조원에 달하는 빚, 가계는 '고심'할 듯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정현민 기자] 한국은행은 30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삼성본관에 위치한 임시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에서 1.50%로 상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내린 뒤 17개월 만에 조정된 것으로, 금리인상이 단행된 것은 2011년 6월 이후 6년5개월 만이다.


한은은 금통위를 마친 뒤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최근 국·내외 경제 회복세가 확대되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여 금리를 인상했다고 이같이 밝혔다.


국내경제는 수출의 증가세, 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소비도 개선돼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한은은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세가 완만해졌으며 지난해 전기료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의 소멸로 1%대 후반으로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물가 상승률은 1%대 중반 수준을 보이다가 한은의 목표치인 2%대로 점차 목표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장기시장금리가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로 상승했고 주가는 기업실적 개선으로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다. 주택가격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상승세가 확대됐으나 전반적으로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이후 오름세가 둔화됐다는 평가다.


원·달러 환율은 국내경기 회복세 강화 등으로 하락했으며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예년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앞으로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미국 정부 정책방향,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 등을 고려해 통화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앞으로 금리가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사상최대 수준인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 빚 때문에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이들의 이자 증가로 인한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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