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가격 폭등에 직원 40% 이상 감축 "업체 줄도산 할 것"

▲ 국내 유일 오징어 산골건조 업체인 '영동산골오징어' 직원이 오징어를 손질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이준호 기자] 한반도 수역에서 중국 불법조업 어선의 '싹쓸이 조업'으로 오징어 개체수가 급감하고 수입산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28년째 '산골건조'만을 고집해온 업체도 폐업위기에 처했다. 업체 대표는 전국 오징어가공업계 줄도산을 경고했다.


내륙 한복판인 충북 영동 대왕산 자락에 위치한 영동산골오징어(대표 박영현)는 최근 공장 가동시간이 반으로 줄었다. 28명에 이르던 직원도 16명으로 40% 이상 감축했다.


이 업체는 남대서양 생오징어를 가공해 국내유통은 물론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으로 수출해왔다. 오징어를 산지 청정지하수로 세척한 뒤 내장을 제거하고 4~5일씩 건조했기에 바닷물 염분이 빠져나가 담백한 맛을 자랑했다. 하루 1만3천마리의 가공오징어를 생산했으며 작년에는 매출액 28억7천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높아지면서 수입산 오징어를 구하기 힘들어졌다. 설상가상 중국어선 남획 등으로 국산오징어 유통량도 급격히 줄어들면서 오징어 자체를 구하기 힘들어졌다. 가격도 올라 2년 전만 해도 2만5천~3만5천원 가격에 오징어 1상자(18kg)를 손쉽게 구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12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결국 업체는 수지를 맞추기 힘들어 공장 가동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한편 직원들도 대거 정리했다. 박영현 대표는 "생오징어 가격이 폭등하면서 가공오징어도 1년 사이 2배 가까이 올라 소비량이 급감 중"이라며 "당분간 공장가동을 멈추고 싶지만 거래처와의 약속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과 같은 상태가 더 이어지면 전국 오징어가공업체가 줄도산하게 될 것"이라며 "건조시설이 돌아가지 않는 날이 점차 늘어 우리도 언제까지 버틸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통계청의 '2017년 상반기 어업생산동향조사' 자료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오징어 어획량은 2만톤으로 작년 동기(2만8300톤) 대비 29.3% 줄었다. 특히 강원도는 6745톤으로 1990년(2만1617톤)에 비해 무려 68.8%나 급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산 생오징어의 마리당 평균소매가는 전년 동기(2693원) 대비 65% 상승한 4434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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