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식당가 등 확산… 앨런 그린스펀 “美 대륙화폐 전철 밟을 것”

▲ 일본에서 등장한 비트코인 인출기.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itcoin) 열풍이 우리 사회에 몰아치는 가운데 식당가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의 한 장어구이집은 지난 10월부터 비트코인 결제를 받고 있다. 사장 임모 씨는 “가상화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시작했고 결제수단으로도 확대했다”며 “가격이 떨어져도 길게 보면 오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비트코인 결제는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씨에 의하면 일주일에 평균 2차례 비트코인 결제가 이뤄진다. 송금완료까지는 30분 가량이 소요된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레스토랑 관계자는 “파스타 하나를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손님도 있다”며 “손님들 관심이 꾸준하다”고 전했다.


수도권에서 비트코인 결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털 지하상가다. 이곳에서는 휴대전화 앱을 연 뒤 상점 QR코드를 인식하면 결제되는 방식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만원을 결제하면 현 시세인 0.00048비트코인으로 환산돼 상점주인에게 지불된다. 상점주인은 비트코인 시세가 올랐을 때 되판다.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中本哲史)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만들었다. 지금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2016년 호주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겸 기업가인 크레이그 스티븐이 자신이 비트코인을 만들었다고 주장했으나 입증되지는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허름한 건물 한층 전체에 수백~수천대의 컴퓨터를 설치해 가동시키면서 하루종일 ‘채굴’하는 업체까지 생겨났을 정도로 비트코인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채굴’은 PC로 암호화된 문제를 풀어 비트코인을 얻는 작업을 일컫는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비트코인이 언제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지 알 수 없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가상화폐가 미 독립전쟁 당시 전비마련을 위해 발행했다가 가치를 잃고 무수한 사람을 파산으로 몰아넣은 대륙화폐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비트코인을 ‘사기’라 규정하며 결국 거품이 꺼지고 말 것이라고 전망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의하면 유명 이코노미스트 53명 중 96%가 “비트코인은 거품”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올 한해에만 비트코인(가격)이 1900% 급등했다. 앞으로 2년 이내에 4만5000달러 선까지 갈 것” 등 긍정적 전망도 소수지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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