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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포커스]국익을 위한 농업의 역할

    기사입력 2018.01.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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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본 -16김민철-사진.png▲ 김민철 박사
     
     
     
    요즘의 국제동향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 영국의 브렉시트 등 자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흐름이 커져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많은 자본주의 국가들이 동참하여 온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이 오늘날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는 최근 북핵문제, 사드문제, 일본과 외교문제 등에서 독자적으로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없는 한계를 또 한번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 우리의 삶이 다른 이의 삶과 엮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의 국익을 보전하고 우리의 생존을 유지시켜 나가기 위한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주도적 역할을 키워 나감으로써, 그런 힘들이 합쳐져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 나가도록 할 수 밖에 없다.
     
    우리경제와 국제협력
     
    우리나라 국민총생산 중의 해외의존도는 80%를 초과한다. 일본이 30%에 못 미친다.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보아도 그들의 사회경제적 환경이 우리와 다른 것을 감안해보면 매우 높은 것이다. 태생적으로 교역을 중심으로 경제가 유지되고 있는 우리는 다른 나라와의 협력이 원활하여야만 국가 경제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역 역조를 보이고 있는 나라들에게는 우리와의 교역이 그네들 경제에도 도움이 되어야만 한다. 경제적인 측면만을 볼 때, 우리가 원전을 수출하고 항공기, 철도, 건설플랜트를 수주하여 외화를 벌어 오는 것이 일방적이라면 그것이 지속가능한 관계로 계속 이어져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전환된 유일한 사례로 매우 높은 자긍심을 과시하고 있다. OECD국가의 일원으로서 개도국들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의무 이행을 위해 유무상 원조사업을 시행하여 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OECD 국가들과의 최소한의 약속에 불과하다. 탄탄한 국내 시장과 산업기반을 가지고 있는 여타 선진국들이 ODA를 통해 개도국 지원하는 것을, 단순히 쫒아가는 것은 우리의 경우에 그리 현명한 선택은 아닐 것으로 본다. 선진국들은 국가 ODA보다 민간의 개도국지원이 금액적으로 훨씬 크다는 것도 감안해야만 한다.
     
    우리의 미래와 농업
    농업의 역할을 볼 때, 우리 국내 농업과 농촌을 발전시켜야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에 그간 우리나라 농업정책은 이것에 중점을 두어왔고 또 우리나라 농산물 해외수출에 관심을 두어왔다. 그러나, 우리의 농업이 하여야할 역할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우리의 시장인 동남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의 나라들이 간절히 원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나라와의 농업협력을 늘 먼저 꼽고 있다. 그 중에 가장 현실적인 일이 상대국 농업인프라건설에 적극 참여하여, 그네들과의 장기적인 협력의 틀을 마련하고 우리 농산업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어 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해외농업개발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다.
     
    장기적인 협력과 초기투자가 필요한 농업인프라개발은 민간기업이 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우리나라 농업인프라분야에는 세계적 내놓을 만한 한국농어촌공사가 있고, 농업기술에는 농촌진흥청과 많은 농업전문 공기관들이 있다. 이들의 경험과 기술은 앞으로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의 농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크다. 이러한 전문 공기관을 중심으로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이 협력하여 추진해 나간다면, 국익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러한 농업협력은 일반 인프라건설사업에 비하여 비용이 적게 드는 반면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파급효과와 지속성은 매우 크다. 다만, 우리의 여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의있게 추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이런 면에는 우리 민족의 강점이 탁월하다.
     
    많은 선진국들이 이러한 해외농업개발에 참여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후순위로 두고 있는 것은 당장 그네들의 경제적 기반이 우리에 비해 든든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서구의 선진국들과는 다른 환경에서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래야만 한다. 우리에게는 협력의 절실함이 묻어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지난 20여년 가까이 시베이아횡단철도 연결, 시베리아가스 송유관 설치 등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었다. 이러한 논의가 크게 진전없이 계속될 때, 한 외교전문가의 힘없는 소리를 들었다. 협상에 나가면 러시아측의 얘기가 한국은 항상 자기가 원하는 것만 많고, 그네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하여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러시아측에서 간절히 원하는 연해주농업개발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것을 내놓자는 제안을 하였던 바도 있었다.
     
    농업을 통한 글로벌 리더십
    우리가 잘 할 수 있으면서 내어 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한국의 농업은 누가 보아도 지난 반세기에 걸쳐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성공을 이루어낸 것 중의 하나이다.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것만이 경쟁력이 있고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 해외에서의 단기적인 이익을 위하여 중국의 일대일로사업에 묻어가려고 노력할 것만은 아니라 본다. 우리의 역할이 있을 수는 있으나, 중국이 그러한 기회를 우리에게 얼마나 제공할 것인가는 스스로 물어도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까운 일본의 경우 경제대국으로는 성공하였지만 역사 문제가 걸림돌이 되어 그에 걸맞는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로에게 필요한 협력을 성실하게 추진하여 존경받는 믿음의 친구가 되어 줌으로써, 국익이 지속적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농업이라고 굳게 믿는다. 세계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야하는 우리에게는 명분과 실리가 모두 매우 크다.
     
    필자 약력
    △전)농어촌공사 해외사업본부장
    △㈜오이코스 경영기획본부장
    △공학박사.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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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채 칼럼]위기의 자동차 산업, 수소차가 살릴 수 있으려나
  • 박현채 주필|2018-12-14
  • 현대자동자가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수소차, FCEV)’에 운명을 걸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최근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에서 열린 수소전지 2공장 기공식에서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수소차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수소차는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크고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달해 침체된 국내 자동차산업을 살리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 차원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차는 일종의 전기차다. 일반적인 전기차가 외부의 플러그를 통해 전기를 공급받아 배터리를 충전하고, 이 배터리를 이용해 모터를 구동하여 주행한다면, 수소차는 연료 탱크에 주입된 수소가 공기중의 산소와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만들어진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이를 통해 모터가 구동하는 방식이다. 수소를 주입해야만 갈 수 있기 때문에 통상 ‘수소차’라고 부르나 바퀴를 굴리는 최종동력은 전기니까 ‘수소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로도 일컬어진다. 수소차는 전후방연관효과가 무척 큰 시스템산업이다. 휘발유 등 내연기관 자동차는 부품수가 무려 2만2천여 개나 된다. 하지만 일반 전기차는 엔진이 필요없어 1만2천여 개에 불과하다. 수소차는 일반 전기차와 유사하지만 연료전지스택과 수소저장장치가 추가로 탑재되기 때문에 부품 수가 일반 전기차보다 훨씬 많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수소차가 활성화되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계 등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수소차의 장점은 많다. 우선 배기가스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데다 공기중의 미세먼지를 빨아들여 정화시키기 때문에 ‘돌아다니는 공기청정기’라고 불린다. 가장 진화한 수소차로 평가받는 현대차의 넥쏘에는 3단계 공기정화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만들려면 순수한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외부로부터 유입된 공기는 공기필터를 거치면서 초미세먼지의 97% 이상이 걸러진다. 이후 건조해진 공기를 촉촉한 공기로 바꿔주는 가습막을 거치고 공기를 연료전지 셀에 골고루 확산시키는 장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3%의 초미세먼지도 제거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 한 대가 한 시간 운행할 때 정화되는 공기의 양은 26.9㎏로 성인 42.6명이 한 시간 동안 호흡하는 분량이다. 넥쏘 10만대가 하루 2시간을 달리면 서울특별시 전체 인구(985만명)의 86%에 해당하는 845만명이 한 시간 동안 숨을 쉴 수 있는 청정산소가 형성되는 셈이다. 가솔린이나 경유 자동차는 환경 오염의 주범이지만 수소차는 미세먼지까지 줄일 수 있는 청정산업이다. 수소차의 또 다른 장점은 짧은 충전시간과 긴 주행거리다. 현재 40kwh의 배터리를 장착한 일반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300㎞ 중반대를 달릴 수 있다.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급속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30분 안팎, 완속충전 시에는 4시간 이상이 걸린다. 그러나 넥쏘는 5분 만에 수소탱크를 다 채우고 600㎞를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차 값이 비싸고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 돈이 많이 드는 것이 문제다. 수소차에 들어가는 연료전지 자체가 고가다. 지난 2013년 현대차가 처음 내놓은 투싼 수소차 가격이 1억5000만원에 달했지만 최근엔 기술 발전으로 비용 부담이 크게 줄기는 했다. 그래도 옵션을 넣고 나면 7천만 원이 넘는다. 또한 수소연료라는 특수성 때문에 여러 안전장치가 필요해 수소충전소 한 곳을 세우는데 20~30억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니 민간 기업의 힘만으론 다량의 충전소를 설치하기가 힘들다. 국내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 가능한 수소 충전소가 채 10곳도 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수소충전소 설치에 따른 각종 규제가 많다는 것도 수소차의 대중화를 막고 있는 주된 요인이다. 수소를 위험물로 인식, 규제를 하다보니 학교 부지로부터 200m 안이나 대형마트 등 상업시설 내에는 설치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등 도심충전소 설치가 어렵다. 또한 수소 충전은 충전소 직원만 할 수 있게 규정되어 있어 수소셀프충전소도 불법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수소충전 가격이다. 현재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연료비 절감이 목표다. 일반 전기차가 차 값이 비싸고 주행거리나 충전 인프라 등에서 많은 제약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팔리는 것은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충전비용이 무척 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소충전 가격은 비싼 운송비용 등으로 싸지 않고 충전소별 가격 편차도 크다. 수소탱크 용량이 6.33㎏인 넥쏘의 경우 수소충전비용이 가장 저렴한 울산에서는 2만8천원 선에서 완충이 가능하나 창원에서는 6만3천원대로 현재 디젤차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굳이 값비싼 수소차를 살 만한 메리트가 없는 것이다. 수소차는 지난해 말 현재 일본,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5천여 대가 보급되어 있다. 그러나 현대차가 5년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상용화에 성공한 우리나라에서는 고작 183대가 보급되어 있을 뿐이다. 현대차의 수소차 판매량도 지금까지 1000여대에 그쳐 일본 도요타의 5300여대, 혼다의 2000여대에 훨씬 뒤진다. 기술력은 앞서 있지만 국내 수소차 판매량은 이처럼 미미하다.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때문이다. 그러나 수소차가 대중화되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발생한다. 일본과 독일, 중국 등 세계 강대국들은 산업 연관효과가 워낙 크고 환경 문제와도 직결돼 있어 보조금지급 등을 통해 국가적 산업으로 육성하는 등 수소경제 구현에 목을 매고 있다. 우리도 2005년부터 수소경제 마스터플랜을 기획했지만 여러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잃어버린 13년을 따라잡기 위해 지난 6월 ‘산업혁신 2030 로드맵’을 꺼내 들었지만 계획만 있을 뿐 구체적 시행방안은 없다. 이젠 대기 정화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 자동차 산업의 지속 성장 등을 위해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아야 하겠다. &lt;투데이코리아 주필&gt; 필자약력 △전)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김성기 칼럼]‘脫원전’ 국민투표까지 갈 필요 없다
  • 김성기 부회장|2018-12-07
  • 대만이 지난 11월 탈(脫)원전 정책을 채택한 지 2년 만에 국민투표를 통해 정책을 폐기하자 국내에서도 비현실적인 탈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겨 탈원전으로 가는 정책은 에너지 수급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 나라의 장래를 크게 위협한다는 지적이다. 대만의 탈원전 정책 폐기를 주도한 대만 칭화대 원자과학원의 예쭝광 교수는 국민투표 직후 국내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원자력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불안, 유언비어에 현혹됐던 국민이 작년 대정전과 심각한 대기 오염을 겪으면서 원전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대만은 11월 24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찬성 59.5%대 반대 40.5%로 탈원전 폐기를 선택했다. 대만은 환태평양지진대에 들어 있어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국민의 막연한 원전사고 불안감도 높았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해 유언비어가 난무했고 2016년 탈원전 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민진당 정권이 탄생했다. 그러나 예 교수를 비롯한 대만 과학자들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이 대기오염 방지에도 적합하다는 점을 대만 국민에게 널리 알려 탈원전 폐기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에너지 관련 학회를 중심으로 과학자들이 나서 꾸준히 탈원전 정책의 허상과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지난달 하순에는 57개 대학 교수 210명이 가입한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가 국민투표를 촉구하는 대정부 성명을 냈다. 이들은 정부가 “국민의사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도 없이 무책임한 환경단체의 비현실적 주장만 반영했다”며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국민의 의사를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대만 사례는 우리와 다르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정부가 어떤 의미에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모르겠으나 우리나라가 지질과 자연환경, 과학기술 수준 및 원전 안전도 등에서 대만 사례와는 크게 다른 게 사실이다. 최근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했지만 대만 사례처럼 원전 안전을 직접 위협할 수준이 아니며 원전 건설과 운영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을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가 훨씬 더 안전하게 원전을 가동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 말이다. 정부와 관련 업계도 한국 원전의 기술수준과 안전성을 앞세워 해외진출을 홍보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와 노후 원전 수명연장 불허,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등 탈원전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 집권했다. 취임후 신고리 원전 5, 6호기 공사를 중단시켰다가 공론화위원회의 배심원단 공론조사를 받아들여 공사를 재개했다. 공론화위원회는 약 60%의 공사재개 찬성으로 나타난 공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막연하게 앞으로 원전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부는 이후 지난해 말 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탈원전 정책을 포함시켰고 한국수력원자력의 자발적인 사업포기로 신규 원전 4기 백지화,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구체화했다.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확고하게 세운다는 의미에서 탈원전에 대한 국민투표가 바람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탈원전 절차를 감안하면 국민투표가 본래 취지와는 달리 정권의 명운을 건 치열한 정쟁으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 에너지 정책이 소위 ‘적폐청산’ 대상으로 떠올라 온갖 논쟁과 들쑤시기가 난무하고 또 하나의 거리 투쟁을 불러올 수도 있다. 지난 8월과 11월 원자력학회 등에서 실시한 두 차례 여론조사에서 원전 이용에 찬성한 응답이 70% 안팎으로 높게 나타났다. 여론의 흐름은 이미 방향이 잡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뻔한 흐름을 놓고 분쟁을 일삼기보다 그동안 정부가 취해온 정책의 역순으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현실에 맞게 수정하면서 원전의 안전도 요구를 대폭 강화해 국민 신뢰를 높이고 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 한수원의 정상화도 반드시 요구되는 부분이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권순직 칼럼]국가 부도의 날
  • 권순직 논설주간|2018-12-06
  •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개봉 10일도 안되어 관객 6백만 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이 성공적이다. 20여년 전 우리나라를 치욕의 현장으로 만든 이른바 IMF(국재통화기금)사태를 주재로 한 이 영화에 관객이 몰리고, 국민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며 지금의 팍팍한 삶이 겹쳐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국가가 부도 위기에 몰려있던 당시의 상황을 재연하고 IMF와 협상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픽션과 넌픽션을 가미한 팩션이라고는 하지만 사실과는 많이 달랐다. 극적인 재미에 더 비중을 두어 그랬겠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의 생각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우리시대의 사건을 너무 흥미 위주로 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어쨌든 여러 측면에서 우리 국민에게 던지는 교훈은 적지 않다. 우리 정부가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그 댓가로 금융 통화정책은 물론이고 기업구조조정 등 모든 정책을 IMF승인을 받아야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서야 겨우 국가부도를 모면한 사건이다. 경제주권을 3년간 IMF에 넘겨준 것으로 그야말로 국치(國恥)였다. 하지만 국민들은 고개 숙이고 감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참담함을 감출 수 없었던 협상내용을 간략히 살펴보자. 국회는 IMF기준에 맞춰 세입 세출을 맞춰야하고, 정부는 이 틀 안에서 정책을 수립한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국방 통일 문화정책까지 그들의 승인을 받아야했다. 이 양해각서는 국무위원의 서명도 모자라 국회의장과 대선 후보자들에게까지 서약을 받아갔다. 주권국가 국민으로서는 도저히 감내하기 힘든 굴욕이었고, 국민이 지도자를 잘못 선택하면 어떠한 댓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절감했다. 사태 1년전인 1996년 12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 선진국 클럽에 들어갔다며 샴페인을 터뜨린다. 그러나 이 잔치는 한해도 못넘기고 재앙으로 다가온다. 1997년에 들어서면서 한달에 1천3백여개의 사상초유 기업 연쇄부도 사태가 빚어지는가 하면 한보 삼미 진로 기아자동차 등 재벌그룹이 도산위기에 몰리며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경제난이 심각해진다. 은행과 제2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진다. 여기에다 태국 바트화의 폭락 등 동남아시아 각국의 외환위기가 국내 외환 및 증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기업의 대량 부도와 주가폭락 등으로 곳곳에서 적신호가 켜졌지만 당시 경제팀은 “우리나라는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강한 펀더멘털론’을 펼치며 경고음을 무시했다. 이처럼 곪을대로 곪은 경제체질을 놓고 건강하다며 내외로부터 다가오는 위기를 강건너 불보듯 한 정부 때문에 호미로 막을 위기를 가래로도 못막는 사태를 초래했던 것이다. 이것이 IMF사태의 본질이다. IMF사태의 여파는 그야말로 참혹했다. 기업의 대량 도산과 은행 및 종금사의 퇴출, 그에 따른 곳곳에서의 무더기 해고, 고공행진을 하는 실업률에 자살하는 인구가 급증하고 가정의 붕괴가 줄을 이었다.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지는 상황이다. 자, 그럼 국가부도의 날 영화가 지금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뭔가. 필자는 두가지를 생각했다. 첫째, 우리는 IMF사태를 조기에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아왔다. 물론 전 국민들이 뼈를 깎는 노력과 고통을 감내하여 경제를 안정시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위기를 초래하고, 안이한 대처로 상황을 악화시킨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실패의 교훈을 얻는데 소홀했다. 둘째, 정책대응에 실패한 정책당국자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지 않았다. 정책의 실패에 형사책임을 묻기가 어렵다는 시각이 있지만, 실패한 정책이나 적절하지 못한 정책대응의 책임소재는 분명히 가려놓았어야 했다. 이 영화가 오늘도 빚어지고 있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정책당국자들이 한번쯤 심사숙고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lt;투데이코리아 논설주간&gt;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장관 자문 금융발전심의위원 △현)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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