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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포커스]국익을 위한 농업의 역할

    기사입력 2018.01.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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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본 -16김민철-사진.png▲ 김민철 박사
     
     
     
    요즘의 국제동향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 영국의 브렉시트 등 자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흐름이 커져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많은 자본주의 국가들이 동참하여 온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이 오늘날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는 최근 북핵문제, 사드문제, 일본과 외교문제 등에서 독자적으로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없는 한계를 또 한번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 우리의 삶이 다른 이의 삶과 엮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의 국익을 보전하고 우리의 생존을 유지시켜 나가기 위한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주도적 역할을 키워 나감으로써, 그런 힘들이 합쳐져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 나가도록 할 수 밖에 없다.
     
    우리경제와 국제협력
     
    우리나라 국민총생산 중의 해외의존도는 80%를 초과한다. 일본이 30%에 못 미친다.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보아도 그들의 사회경제적 환경이 우리와 다른 것을 감안해보면 매우 높은 것이다. 태생적으로 교역을 중심으로 경제가 유지되고 있는 우리는 다른 나라와의 협력이 원활하여야만 국가 경제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역 역조를 보이고 있는 나라들에게는 우리와의 교역이 그네들 경제에도 도움이 되어야만 한다. 경제적인 측면만을 볼 때, 우리가 원전을 수출하고 항공기, 철도, 건설플랜트를 수주하여 외화를 벌어 오는 것이 일방적이라면 그것이 지속가능한 관계로 계속 이어져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전환된 유일한 사례로 매우 높은 자긍심을 과시하고 있다. OECD국가의 일원으로서 개도국들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의무 이행을 위해 유무상 원조사업을 시행하여 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OECD 국가들과의 최소한의 약속에 불과하다. 탄탄한 국내 시장과 산업기반을 가지고 있는 여타 선진국들이 ODA를 통해 개도국 지원하는 것을, 단순히 쫒아가는 것은 우리의 경우에 그리 현명한 선택은 아닐 것으로 본다. 선진국들은 국가 ODA보다 민간의 개도국지원이 금액적으로 훨씬 크다는 것도 감안해야만 한다.
     
    우리의 미래와 농업
    농업의 역할을 볼 때, 우리 국내 농업과 농촌을 발전시켜야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에 그간 우리나라 농업정책은 이것에 중점을 두어왔고 또 우리나라 농산물 해외수출에 관심을 두어왔다. 그러나, 우리의 농업이 하여야할 역할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우리의 시장인 동남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의 나라들이 간절히 원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나라와의 농업협력을 늘 먼저 꼽고 있다. 그 중에 가장 현실적인 일이 상대국 농업인프라건설에 적극 참여하여, 그네들과의 장기적인 협력의 틀을 마련하고 우리 농산업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어 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해외농업개발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다.
     
    장기적인 협력과 초기투자가 필요한 농업인프라개발은 민간기업이 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우리나라 농업인프라분야에는 세계적 내놓을 만한 한국농어촌공사가 있고, 농업기술에는 농촌진흥청과 많은 농업전문 공기관들이 있다. 이들의 경험과 기술은 앞으로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의 농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크다. 이러한 전문 공기관을 중심으로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이 협력하여 추진해 나간다면, 국익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러한 농업협력은 일반 인프라건설사업에 비하여 비용이 적게 드는 반면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파급효과와 지속성은 매우 크다. 다만, 우리의 여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의있게 추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이런 면에는 우리 민족의 강점이 탁월하다.
     
    많은 선진국들이 이러한 해외농업개발에 참여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후순위로 두고 있는 것은 당장 그네들의 경제적 기반이 우리에 비해 든든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서구의 선진국들과는 다른 환경에서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래야만 한다. 우리에게는 협력의 절실함이 묻어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지난 20여년 가까이 시베이아횡단철도 연결, 시베리아가스 송유관 설치 등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었다. 이러한 논의가 크게 진전없이 계속될 때, 한 외교전문가의 힘없는 소리를 들었다. 협상에 나가면 러시아측의 얘기가 한국은 항상 자기가 원하는 것만 많고, 그네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하여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러시아측에서 간절히 원하는 연해주농업개발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것을 내놓자는 제안을 하였던 바도 있었다.
     
    농업을 통한 글로벌 리더십
    우리가 잘 할 수 있으면서 내어 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한국의 농업은 누가 보아도 지난 반세기에 걸쳐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성공을 이루어낸 것 중의 하나이다.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것만이 경쟁력이 있고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 해외에서의 단기적인 이익을 위하여 중국의 일대일로사업에 묻어가려고 노력할 것만은 아니라 본다. 우리의 역할이 있을 수는 있으나, 중국이 그러한 기회를 우리에게 얼마나 제공할 것인가는 스스로 물어도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까운 일본의 경우 경제대국으로는 성공하였지만 역사 문제가 걸림돌이 되어 그에 걸맞는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로에게 필요한 협력을 성실하게 추진하여 존경받는 믿음의 친구가 되어 줌으로써, 국익이 지속적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농업이라고 굳게 믿는다. 세계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야하는 우리에게는 명분과 실리가 모두 매우 크다.
     
    필자 약력
    △전)농어촌공사 해외사업본부장
    △㈜오이코스 경영기획본부장
    △공학박사.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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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기 칼럼]집값 대책인지, 세금 더 걷겠다는 건지
  • 김성기 부회장|2018-09-14
  • 서울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정부가 잇달아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보유세 중과에 치중해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정부는 13일 발표한 종합대책에서 종부세를 대폭 강화해 다주택 보유자는 물론 1주택이라도 비싼 주택에 사는 국민에게는 부담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주택임대사업자의 신규취득주택에 대해서도 세제혜택을 축소하고 금융규제 조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과 세종시 등의 다주택보유자에 대해서는 종부세 세율을 최대 3.2%까지 중과하고 종부세 부과에 3억~6억원 구간을 신설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부동산 대책에 단골로 나오는 양도세와 보유세 강화, 대출규제 등을 모두 동원,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도 늘려 보겠다는 처방이다. 당장 서울 집값이 뛰고 있는 주요인으로 지목된 공급부족에 대해서는 “수도권 내 교통여건 등이 좋은 지역을 선정해 30만 가구규모의 공공택지를 개발하겠다”고 개괄적인 방안만 제시했다. 하지만 집값 잡겠다며 세금을 집중적으로 올리는 게 과연 적절한 대책인지, 실수요자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물리는 게 아닌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최근 주택 값의 변동을 보면 투기수요가 앞장서 활개를 치기보다는 수년간 지속된 저금리 체제에서 조율되지 않은 설익은 대책발표와 안이한 수급 전망, 현실에 맞지 않는 세금중과가 겹쳐 움직인 부분이 매우 커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에 여의도.용산개발계획을 밝혀 불길을 당겼고 정부는 집값 잡겠다며 연소득 7000만원 이상 가구에 대해 전세자금 대출보증을 제한키로 했다가 거센 반발에 밀려 철회하는 소동을 빚었다. 한 여당의원은 경기도의 신규 택지개발후보지 자료를 언론에 유출해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정부가 혼선을 빚는 사이 서울 아파트값은 호가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집을 팔겠다는 매도세는 사라지고 사겠다는 수요가 몰려 9월 첫째주 서울지역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71.6을 기록, 2003년 지수집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양도세 중과조치가 시행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뚝 끊겨 지난 3월 1만4600여건에 달했던 거래건수가 4월부터 평균 5700여건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서 올해 3월까지 단기적으로 아파트 매물을 늘려 가격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시한을 정해 양도세 강화를 예고했던 것인데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사실 지금 처럼 보유세와 거래세가 모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세제 속에서는 시장에 매물이 몰려나올 여지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실수요 1주택자는 생활 여건에 큰 변동이 없는 한 대부분 이전을 꺼리고 다주택자는 매매주택의 전세 보증금을 내주고 높은 양도세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 그 부담이 너무 크다. 자칫 보증금에 세금 물고 나면 빚을 내야하는 형편에 몰릴 수도 있다. 종부세나 재산세 등 보유세가 높은 국가에서는 양도세가 거의 없어 최소한 거래에는 큰 부담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종부세 부담을 확대한 조치는 이번 정부 대책의 속내가 집값 안정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재정수입을 확대하려는 데 있는 것인지 헷갈린다. 종부세 강화는 은퇴생활자나 중산층의 부담까지 늘려 조세저항을 부를 우려가 없지 않다. 막상 부담이 늘어나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투기 근처에도 가본 일이 없는데 정책과 부동산 시장이 이상하게 돌아가 갑자기 세금이 오르면 반발하게 마련이다. 정부는 늘어나는 세액이 얼마 안 된다고 강변하지만 수입이 뻔한 형편에 생활물가와 건강보험료 등 각종 부담금까지 오르고 있어 그 부담이 적지 않다. 정부는 종부세 강화로 예상되는 4100억원 가량의 세수 증가분을 서민주거안정대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침이 그러할 뿐이지 실제로 꼬리표가 없는 돈이 어디서 어디로 가는지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일자리 대책에 들어가는 돈이 54조원에 이르고 남북정상회담 이후 판문점 선언 이행에 천문학적인 재정이 투입된다고 한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처럼 들어가는 돈을 세금으로 채워야하니 종부세를 더 내게 된 국민 입장에서는 뭔가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 들지 않겠나.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권순직 칼럼]기업은 타도 대상인가
  • 권순직 논설주간|2018-09-13
  • 정권이 바뀌면 거의 예외 없이 기업, 기업인은 한차례 곤욕을 치른다. 이른바 기업 길들이기다. 정권 당사자들은 ‘길들이기가 아니라 사회 정의를 확립하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기업인들은 길들이기라고 여긴다. 그리고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그 기간 숨죽이고 잔뜩 움츠리며 지낸다. 이 정부 들어 유난히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정권 주류가 대부분 반기업 정서를 갖는 운동권 및 시민운동가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기업들은 투자에 소극적이고, 보신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여기에다 대기업 오너들의 눈살 찌뿌리게 하는 갑질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됐고, 정부 눈치 보기에 급급한 인상이다. 고용위기에 처한 정부 입맛 맞춰주느라 재벌들은 거액의 투자계획, 인원 채용계획을 앞 다투어 발표한다. 뜯어놓고 보면 늘상 하는 정도이지 투자나 채용을 특별히 늘리는 수준도 아니다. 그것도 정부에 인심 쓰듯 발표해놓고 실행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다. 누가 체크할 수도 없고, 이행하지 않았다고 나무랄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재벌기업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은 이유가 있다. 1960년대 이후 압축경재성장 과정에서 정부는 재벌위주의 정책을 폈다. 자연히 재벌에 대한 갖가지 특혜가 주어졌고, 이를 자양분으로 크게 성장한 기업들이 성정 과실을 합당할 만큼 사회에 환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벌과 권력간의 유착 비리는 온 국민이 보아온 사실이다. 기업 오너들의 책임의식 결여도 문제다. 2세 3세로의 경영세습 과정에서 일부 기업은 유능한 후계자로 이어졌지만 상당수는 함량미달 낮은 수준의 세습자가 기업을 맡고 있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눈살 찌뿌리게 하는 갑질 비리가 터져 나온다. 세 번째는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지만 그들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그간 받아온 혜택에 부합할 만큼 기여하지 못하는 데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큰 것이다. 여기에 반기업 정서가 강한 정권실세들로부터 압박을 받는 것이 최근 우리 기업들 둘러싼 분위기다.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격려 유도해야 자, 그러면 기업은 타도 대상인가. 필자는 전두환군사정권 시절 국재 재벌랭킹 8위였던 국제그룹이 하루아침에 해체되는 것을 목격했다. 이 무렵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회장을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국제그룹 해체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무척 의외였다. “양정모회장은 자격없는 경영인이다”였다. 같은 기업인으로서의 동정심이 아닌, 가혹한 평가였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회장은 “전후 사정이야 어찌됐든 양회장이 거느린 종업원이 10만명이 넘는데, 그들의 직장이 불안해졌고, 가족을 합하면 30~40여만명의 국민이 앞날을 걱정하게 만든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지금은 알차고 큰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한 한 기업인 이야기. 중소기업을 하던 그의 아내는 월말만 되면 배가 아파 앓아누워야 했다. 월말이면 친정에 가서 돈을 빌려다가 종업원 월급을 지급해야 하니 앓을 수밖에 없었다. 시일이 흘러 이 기업은 탄탄해졌고, 친정으로 돈 빌리려 갈 일이 없어졌는 데도 이 사장 사모님은 월말 배앓이가 상당기간 지속됐다. 최근 고 최종현SK회장 20주기 추도 행사가 이목을 끌었다. 고려대와 연세대 두 대학 총장이 동시에 신문에 기고문을 싣고 최회장을 추모했다. 그들은 최회장이 세운 장학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유학했다. 최회장이 세운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지난 44년간 3,700여명의 인재에게 유학비와 체재비를 지원했다. 아무 조건도 없다. 그간 해외 명문대 박사만도 740명에 이른다.인재 양성에 대한 고인의 집념과 파격적인 장학금 지원은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 많은 공헌을 했을 것이다. 과거 우리 역사에서도 많은 부자들의 사회 기여를 볼 수 있다. 손꼽히는 부자요 명문가였던 우당 이회영선생 일가는 전재산을 독립운동에 쓰고 자신들은 험하고 어려운 생활을 한 것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쥬의 표상이다. 경주 최부자 얘기도 유명하다. 광활한 농지 소유자였던 최부자는 인근 10리안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나와선 안된다며 베풂을 실현했다. 6.25전쟁이 터져 공산주의가 사회를 지배하던 시절 밤이면 부자들을 인민재판정에 불러 심판하고 죽이는 일이 빚어지던 때, 부자이면서도 가난한 이웃을 보살폈던 사람들은 공산주의자들이 앞장서서 보호해준 사례는 전국 곳곳에 널려있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 사회에서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기여가 없느냐. 아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엄청난 규모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수행하고 있다. 재단을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형태의 기금을 조성, 이웃과 함께하고 국가 사회에 기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그 규모가 국민의 요구 또는 선진국에서 이뤄지는 만큼 행하여지느냐는 좀 더 살펴볼 일이다. 어쨌든 기업으로선 좀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정부나 국민들도 기업을 매도하지만 말고 그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유도할 필요가 있다. 기업을 타도대상으로만 봐선 안 될 것이다. &lt;투데이코리아 논설주간&gt;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장관 자문 금융발전심의위원 △현)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운영위원
  • [박현채 칼럼]선진국 되기도 전에 인구절벽 등장
  • 박현채 주필|2018-09-07
  • 한국이 올해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임신이 가능한 여성 한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인 합계출산율이 올해 2분기에 0.97명으로 1명 이하로 떨어졌다. 통상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출생아 숫자가 더 줄어들어 올해 합계출산률이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무척 크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0명대’를 기록하는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17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98개 나라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인 나라는 없다. 과거 소련에서 사회주의가 붕괴될 때와 동독이 서독과 통일을 이룬 초창기에 동독 출신 주민들의 합계출산율이 1명에 미달한 적이 있다. 체제 붕괴와 같은 미래가 극히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비상 상황이 아닌데도 우리나라는6.25전쟁 때보다도 아이를 적게 낳고 있다. 역대급 취업난과 주거난, 양육 부담 등이 체제 붕괴나 전쟁보다도 더 큰 불안을 청년들에게 주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대학가에서는 정규직에 취업하기만 해도 플래카드가 나붙을 정도로 취업난을 겪고 있다. 또한 집값과 전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 스스로의 힘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특히 자녀 한 명을 낳아 대학을 졸업시키기 까지 3억원 가까이 든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여건아래서는 비정규직은 물론이고 정규직이라도 아이를 낳아 키우기가 부담이 된다. 그러니 “육아 비용을 고려할 때 한국인들이 정말 열심히 아이를 낳고 있는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2031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즐어들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급속한 출산율 저하로 인구감소 시점이 약 10년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출산율 저하는 필연적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와함께 ‘고령화사회’가 된지 불과 17년만에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프랑스가 100년, 미국이 70년, 독일이 40년이상 소요됐고 고령화속도가 빠르다는 일본도 24년이나 걸린 것과 비교할 때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다. 불과 8년후인 2026년에는 고령인구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구조는 국력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이다. 저출산. 고령화는 성장잠재력을 추락시키는 등 사회 전반에 심대한 충격을 가하면서 국가의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하게 된다. 생산과 소비가 위축돼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노동투입량 감소로 자본을 어지간히 투입해도 성장률을 끌어올리기가 힘들어 진다. 게다가 지금은 젊은이 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면 되지만 20년 뒤에는 젊은이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복지 비용을 부담해야할 사람은 줄어드는데 반해 수혜를 입을 사람은 늘어나니 가만히 있어도 복지 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재정은 악화된다.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도 고갈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다. 주요 선진국들은 고령사회로 진입한 지 10~20년이 지나서야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우리는 이들 두 가지가 거의 동시에 몰아 닥쳤다. 게다가 선진국에 진입하기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으니 앞날이 더 어둡다. 정부는 2005년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지난 10여년간 100조원이 훨씬 넘는 막대한 예산을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쏟아 부었다. 그런데도 출산율이 높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출생률 저하는 특히 지방에 치명적이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한국의 지방 소멸 2018’을 보면 전국 228개 기초단체 가운데 ‘소멸 위험 지역’이 89곳(39.0%)으로 조사됐다. 그래서 지방정부가 인구 늘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전남 해남군의 경우, 전국 최초로 출산정책 전담팀을 구성하고 공공산후조리원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저출산 정책을 편 끝에 4년 연속 합계출산율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합계출산율이 2.42명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현재의 인구규모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출산율인 대체출산율(2.1명)을 넘었다. 이제까지 중앙정부의 정책은 출산과 보육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정부의 일원화된 이러한 대책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젠 사고의 발상을 전환할 때가 된 것 같다. 중앙정부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펼치기 보다는 저출산 해소에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는 지방에 예산을 내려 보내 지방정부 스스로 특성에 맞게 다양한 정책을 펼치도록 하는 것이 효율을 높이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lt;투데이코리아 주필&gt; 필자약력 △전)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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