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항서 감독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아쉽게 1대2로 패배하여 준우승에 그쳤다.


27일 열린 결승전에는 그간 경기와는 달리 추위로 인해 엄청난 양의 눈이 내려 베트남 선수들의 고전을 예고했다. 운동장에도 많은 양의 눈이 쌓여 양팀은 경기내내 실수를 연발하며 힘든 경기를 이어갔다.


결국 베트남은 전반 8분 우즈벡의 공격수 루스탐존 아슈르마토프에 실점하며 힘들게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전반 41분 베트남의 응우옌 쾅하이가 프리킥 상황에서 환상적인 킥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연장 혈투에도 분발했던 베트남은 연장 후반 14분 우즈벡의 알렉산더 시도로프에게 뼈아픈 실점을 내주며 결국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린 대표팀과 박항서 감독에게 베트남 국민들과 한국 국민들의 격려와 찬사가 이어졌다. 경기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SNS 계정을 통해 박항서 감독의 준우승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박항서 감독님이 이끈 베트남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했습니다. 눈보라 속에서 연장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 자체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주었습니다. 부임 3개월여 만에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아시아 정상권으로 끌어올린 박 감독님의 노고에 우리 국민도 기뻐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베트남이 한결 가까운 친구가 된 것 같아 기쁩니다. 박 감독님의 활약과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선전에 박수를 보냅니다."라고 메시지를 남겨 박 감독을 격려했다.

부임한지 3개월만에 최고의 성과를 거둔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노동 훈장을 수여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베트남 현지는 우리나라가 2002년 4강에 진출했을때와 마찬가지로 전 국민이 축구열기에 빠져 열광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대표팀은 귀국후 대규모의 카퍼레이드까지 예정되어 있어 베트남의 축구열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정작 박 감독은 이 같은 분위기에 비해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의 찬사까지 전해들은 박 감독은 "난 그정도 사람이 아닌데 부담스럽지만 매우 감사드린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이렇게 격려해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타지에 오니 더욱 애국자가 되는거 같다.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했다. 선수들에게 격려를 많이 해달라" 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박 감독은 이영진 수석코치와 배명호 피지컬 코치 두 사람에게 공을 돌리며 한껏 몸을 낮췄다. "이번 성과는 팀이 하나가 되어 잘 움직인 것 같아 만족감이 든다. 서로 의견이 다르면 논의하고 조율하면서 결정했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제가 받고 있는데 사실 저보다는 우리 코치들 덕분이다"라고 하며 당장 3월에 열릴 아시안컵 예선을 준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행복하고 좋지만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베트남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볼 텐데 계속 잘해야 한다. 성인 대표팀은 또 다르다. 아직 파악이 안 됐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연구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하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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