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친 병문안으로 석방 후 일정 시작

▲ 5일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약 1년만인 5일 열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가운데 재계는 일제히 환영입장을 나타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객관적 사실과 법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원의 신중한 판결을 존중한다”며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대외 신인도 회복, 경영활성화 등의 효과는 개별 기업을 넘어 우리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판결을 통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과 오해들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며 “이제부터라도 삼성그룹은 경영공백을 메우고 투자, 일자리창출 등 국가경제 발전에 더욱 매진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에 대해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석방은 다행이라는 반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차원의 공식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 부회장의 육성 발표, 변호인단의 대리 발표, 회사 차원의 발표 등 방안이 고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석방된 5일 삼성전자 주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석방소식이 전해진 직후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41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외신도 이 부회장 석방을 긴급타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즉각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회장이 항소심 판결에 불복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종판단이 대법원에 넘어가면 6개월 이상 걸릴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BBC뉴스, 블룸버그 통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도 이 부회장 석방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정계 반응은 각당의 입장에 따라 엇갈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 있게 판결한 항소심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며 “대법원장이 아무리 코드인사를 해도 사법부는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오늘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이라고 긍정평가했다. 한 의원은 “그러게 내가 묵시적청탁은 말도 안 된다고 그러지 않았나”며 “이런데도 징역 12년을 구형한 특검 얼굴을 보고 싶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도 환영입장을 나타냈다.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바른정당은 사법부 판결이기에 오늘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 부회장에 대해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 삼성이 처한 국제적 상황을 감안해 본인과 기업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판단을 내린 법원 결정이 매우 안타깝다”며 “새 대한민국은 법의 정의를 세우는 것부터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5일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공범으로 기소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에게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세 사람 모두 이날 석방됐다.


이 부회장 형량이 대폭 감형된 데에는 1심이 유죄로 인정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재산국외도피 의혹이 무죄로 뒤집힌 점이 작용했다. 재판부는 후원금 혐의에 대해 “삼성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이 존재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승계작업을 위한 묵시적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은 석방 직후 이건희 회장 병문안을 위해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했다. 이후에는 한남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뒤 6일 서초동 소재 자신의 집무실에 출근해 계열사 대표 등으로부터 주요현안 보고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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