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삼지연관현악단, 8일 강릉아트센터 공연서 ‘내 나라 제일로 좋아’ 열창

▲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과 관련해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서 ‘북한 찬양가’가 끝내 울려퍼졌다. 탈북민들은 강력 반발했다.


‘내 나라 제일로 좋아’는 남한의 현실에 실망해 월북하는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체제선전 영화 ‘민족과 운명’의 주제가다. 영화 제목은 김일성의 80회 생일을 맞아 김정일이 직접 명명했다.


“이국의 들가에 피어난 꽃도, 내 나라 꽃보다 곱지 못했소. 돌아보면 세상은 넓고 넓어도 내가 사는 내 나라 제일로 좋아” 등의 가사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내 나라’는 물론 북한이다. 남한을 포함해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북한이 ‘살기 좋은 나라’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공연 당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70주년 열병식에는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15형이 등장했다.


탈북민들은 북한군 열병식과 같은날 남한에서 열린 공연에 올려진 ‘체제선전곡’에 즉각 반발했다.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북한 예술단이 (평창에서) 체제선전 공연을 했다”며 “금강산 합동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당하고도 정부가 정신차리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네티즌들도 격앙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 9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오른 서울신문 기사 댓글에서 “누구나 예상했던 당연한 결과(enti****)” “응원단이 체제선전 한다고 글 쓰면 허위사실 유포한다고 신고한다던 XX들 튀어나와라(refr****)” “문재인 이러다 임기 짧아지겠다(hamh****)” 등 비판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평창유감’이라는 곡이 유튜브에 올라 31일 기준 조회수 5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이 곡은 “태극기 내리고 한반도기 올리기” “메달권 아니면 북한이 먼저” “전세계가 비웃는 평양올림픽 난 싫어” 등의 내용으로 이뤄졌다.


‘태극기 내리고 한반도기 올리기’는 남한을 방문한 북한 선수단·예술단은 인공기를 버젓이 단 반면 북한을 방문한 우리 선수단은 태극기를 달지 않은 점을 빗댄 것이다. ‘메달권 아니면 북한이 먼저’는 이낙연 국무총리 발언을 풍자한 것이다. ‘평창유감’을 두고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게시판에는 작사·작곡가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 물의를 빚었다.


북한은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과 관련해 수차례 ‘정치색’을 드러내왔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당정(黨政) 고위층이 참여한 회의를 열고 한미훈련 영구중단을 문재인 정부에 요구했다. 이달 7일에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한미훈련 영구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정치권은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은 정부에 대해 “지금 청와대를 장악한 운동권은 이념적 주사파(주체사상파) 패거리 집단” “김일성 주체사상을 신봉하던 청와대 참모들의 전향여부를 확인할 수 있나”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북한 대변인인가”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낙연 총리는 평창올림픽 후 한미훈련 재개 여부를 묻자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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