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강를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시민들이 찾아왔다.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8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첫 번째 공연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날 공연이 진행된 강릉아트센터 주변은 북한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시위와 북한예술단을 환영하는 단체의 집회가 동시에 열려 분위기는 통일감을 주지 못했다.


평창올림픽 공동취재단 보도에 따르면, 전국에서 모인 6.15남측위원회 소속 회원 50여명은 공연 6시간 전부터 모여 한반도기를 흔들며 응원했다. ‘부산대학생겨례하나’라는 단체 회원 20여명도 ‘손에 손잡고’를 부르며 환영 의사를 표현했다.


경남에서 왔다는 한 참가자는 “이번 공연이 7000만 겨레가 하나 되는 통일로 나아가는 계단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에 사는 한 실향민 이씨는 “황해도 사리원이 고향이다. 6살 때 내려왔다. 이번 공연에 대해선 기대감이 크다”며 “퇴직 후 여행을 좋아해 세계를 일주했는데 태국이나 중국에서 이북식당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면 재주도 좋고 끼도 많더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보수단체의 반대 시위도 있었다. 유튜브에서 유명해진 벌레소년의 ‘평창유감’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정치 올림픽 반대한다”는 현수막과 김정은의 눈알을 판 사진을 팻말로 만들어 들고 있었다.


문장 낭독을 통해서는 “어렵게 유치하고 국민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평창올림픽을 북한의 정치선전장으로 만든 국제올림픽위원회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연을 보러 온 일반시민들의 반응은 정치적 색깔에 관계없이 공연을 공연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었다.


▲ 8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열리기에 앞서 강릉아트센터 앞 도로에서 보수단체 집회가 열린 가운데 보수단체 회원들이 경찰 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의 공연 전 시민 인터뷰에서 48세 여성인 A씨는 “뉴스에 나오는 것 보고 인터파크 보고 응모했다. 북한에 평소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공연이라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 생각은 지금 남북 관계가 그러니까 올림픽을 계기로 와서 문화행사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남북이 평화롭게 화합했으면 종겠다”고 전했다.


대학생 B씨는 “언제까지 이렇게 위험한 관계로 지낼 수 없으니까 문화교류가 관계에 도움이 된다면 지속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평소 북한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69세 남성 C씨는 “그런 부분은 깊게 생각을 안 해봤다. 올림픽이니까 서로 마음을 터놓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정부에 바라는 건 없고 그저 공연이니까 보러온 거죠”라고 답했다.


37세 남성 D씨는 “구경하려고 왔지. 우리 평생에 이런 공연 언제 또 보겠냐”는 반응 보였다.


한편, 문화·예술 관련 전문가들은 대체로 정치적 판단을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은 이러한 반대 분위기에 대해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선 자주 만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런 기회에 우리가 스포츠, 문화, 응원, 태권도 등 이런 다양한 장르로 만난다는 것 정말 기회다. 이런 기회에 정치적인 판단으로 한다면 정말 민족 동질성 회복은 점점 멀어질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은 “아무래도 같은 민족인데 그들은 어떻게 그들의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반대하는 쪽 분들에 대해선 뭐라고 말씀 못 드리겠고 어쨌든 그들이 가진 문화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지는 일단 접해봐야 판단할 수 있다. 그들이 묻지마 선물세트를 가져 왔는데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