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만 박사


최근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따라 고수온·적조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수산자원 고갈에 따른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우리나라 수산업 또한 큰 어려움을 격고 있다. 또한 양식업도 주먹구구식에서 벗어나 넥타이를 맨 종사자가 필요하며, 자연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생산 활동과 개인의 여가선용도 필요하다.

한편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은 세계 각국에서 새로운 미래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기술 개발과 산업화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4차 산업을 국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정하여 정부 정책 어느 곳이나 4차 산업에 대한 정책 문구가 안 들어가는 곳이 없을 지경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 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국가 발전과 고용 증대, 소득과 삶의 질 향상 등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그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을 들고 있다. 4차 산업을 수산업에 접목하는 일은 일부 소재의 염 부식성 때문에 매우 어려운 것 같다. 그러면 수산업에는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양식업과 어선어업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연안 바다에서 이뤄지는 양식업은 최근 들어 고수온, 저수온으로 인한 양식생물의 폐사, 적조이나 태풍 피해와 같은 연안 환경 변화와 자연 재해로 폐사량이 증가하고 양식장의 자가 오염에 따른 환경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리고 연안에서 어류를 키우는 종사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움직이는 시설에서 생활해야하므로 고생이 말이 아니다. 또한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연안 가두리 어장은 개를 기르기 때문에 동물 복지도 말이 아니다.

이러한 환경과 재해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고 종사자들의 인간 같은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 중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실시간 어장정보시스템과 어장 관리 및 사육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바다와 육지, 하늘에서 환경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해 업계에 지속적으로 고수온, 냉수대 등 이상 해황과 적조 발생 상황, 태풍, 수온, 용존산소, 염분 농도 같은 환경 정보를 실시간 제공함으로써 재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양식장은 정보통신을 이용한 어장의 환경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업체도 있다. 그러나 4차 산업 혁명은 빅테이트 토대로 양식장 환경에 대한 맞춤형 환경 데이터와 Iot와 수중음향에 기반을 둔 자동 먹이 공급, 섭이량, 양식 생물의 건강도를 파악하고 질병에 미리 대비할 수 있어 건강한 수산생물을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 양식으로 신속한 변화가 필요하다.

양식 시스템도 바다에서 자연환경에 좌우되는 자연 의존형 양식 방식에서 탈피해 육상이나 해상의 독립적이고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수산생물을 키우고 약품을 등을 사용하지 않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친환경 순환여과식 시스템과 해상 폐쇄식 양식장에서 보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가 공급돼 소비자의 신뢰도는 높아지고 어업인의 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넥타이를 매고 바다에서 수산생물을 기르는 도시 근로자형의 근무 여건과 해상 가두리 양식에서 밤낮 근무하면서 자기 생활을 하지 못하는 생활에서 탈피하여 자기 여가를 즐기면서 양식업에 종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연근해 어선은 약 47,000척이 되는데 이중 약 94%에 달하는 44,000척이 10톤 이하의 소형 어선이다. 이들 어선은 조업 상황에 따라 새벽에 출어해 장시간 조업하고 어획물을 위판하기 위해 먼 거리를 항해 한다. 이렇게 조업과 항해에 장시간이 소요되는 열악한 환경이다 보니 해난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인공지능을 어선에도 도입해 자율주행 시스템과 선박 모니터링, 사고예방 경보 시스템을 활용하게 되면 항해 시에는 선원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충전을 하고 선박도 안전하게 운항해 해난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어구의 투·양망 작업도 단순한 양망기, 양승기가 아닌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형 투·양망기를 이용한 1인 조업 시스템으로 어선어업의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선장의 경험에 의존해 한정된 범위에서 소나나 어군탐지기를 사용하는 비효율적 방법에서 벗어나, 빅데이터에 의한 해황과 어황, 먹이생물 정보 등을 종합 분석하고, 드론 등을 활용해 광범위한 해역을 탐색한 정보를 어선에 제공해 효율적인 어장 탐색을 할 경우 어선어업의 조업 경비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등 경쟁력이 높아 질 수 있을 것이다.

수산업에 있어 4차 산업은 어업인이 얼마나 아느냐가 중요하다. 양식 전문가나 어선 어업자들도 수산업의 4차 산업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며, 빅테이터의 활용에 대해서는 더욱 더 모르는 어업자가 많을 것이다. 수산업의 4차 산업 혁명은 정부나 연구기관들의 전유물이 아닌 어업인 전체가 이해하고 노력하여만 이루어 질 것으로 판단되므로 정부는 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이 시급히 필요하며, 4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나 지원금도 필요하다.

바다에서 산업을 창출하는 수산업은 염으로 인한 재료의 부식성 때문에 많은 자본을 투입하여 만든 아무리 좋고 첨단인 시설도 얼마 가지 못하고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 점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산업의 4차 산업 혁명은 일부만 혜택을 입는 단순한 4차 산업 혁명이 아닌 수산업계 전체가 수산업에 가져다 줄 무한한 잠재력을 인식하고 함께 동참할 때 보다 앞당겨 질 것이라 생각된다.
필자 약력
△일본 도쿄대학 농학박사
△전)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 원장
△전)한국어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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