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인건비 상승 여파 현명한 대처 필요

▲ 고객들이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제공)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최저임금인상 이후 외식, 가공식품 등 서민 먹거리 가격이 잇달아 오르고 전체적인 소비재 상품 가격도 하나둘씩 오를 기세다. 이런 가운데 상대적으로 다른 상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상품(PB)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올해 2월까지 PB의 매출이 12.5% 늘었다. 특히 즉석밥, 면 등 대용식의 매출이 21.7% 오르며 전체 PB의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는 자사 PB 브랜드인 ‘온리프라이스’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리프라이스는 롯데마트가 균일가 정책으로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해 2월 선보인 브랜드다. 현재 종이컵, 화장지 등 소모성 생필품을 중심으로 현재 180여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출시 초기인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온리프라이스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월 평균 52만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2월에 접어들며 이 보다 2배가량 늘어난 월 평균 100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도 노브랜드 전문매장 수를 3월 기준 110개까지 늘리면서 PB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노브랜드 매출은 약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출시 첫 해인 2015년 234억원이던 매출에 비해 엄청난 성장세다. 판매 종류도 가공식품부터 최근에 판매를 시작한 가전제품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거의 1000여종에 이르는 거의 모든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 이마트 노브랜드 제품을 모델들이 홍보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그러나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PB도 최저임금인상의 여파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인건비 비중이 큰 제조업체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는 구조에서는 인건비가 상승하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즉석밥이나 가정간편식(HRM)의 경우에도 제조 및 가공 과정에서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인력과 근로시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과 동원F&B는 이미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렸거나 추가로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가격 상승 이유로 인건비, 원재료, 포장비용 등을 들고 있지만 그 이유가 합당한지는 알 수 없다. 최저임금인상을 계기로 기업들은 가격을 올릴 기회는 지금 뿐이라는 듯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편의점들은 PB 가격을 이미 올렸다. 맥주 안주로 많이 팔리는 오징어나 땅콩 제품들이 많게는 27%까지 상승했다. 편의점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도시락 가격도 오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협력업체를 통해 만드는 햄버거, 도시락, 샌드위치 등 단독판매 제품 19종을 최대 200원대까지 올렸다.


최근 PB의 가격경쟁력을 홍보하고 나선 롯데마트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롯데마트의 PB나 온리프라이스 제품의 특징은 상품 기획 단계부터 원가 요소를 철저히 분석해 품질은 유지하되 최적의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라며 “공급업체로부터 제품을 받은 후 일정기간 가격을 유지하고 중간에 가격을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과 같은 식품기업이 가격을 올리면 이를 판매하는 마트들도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할인행사 등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가성비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PB 상품들이 가격인상의 파도 속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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