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자유한국당 일부 중진의원들은 22일 국회의원회관 회동에서 홍준표 대표에 대해 인재영입 전력투구 등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당대표 사퇴 등 강경요구는 채택이 불발됐다.

이주영(5선), 나경원·유기준·정우택(4선) 의원 등은 회동에서 △당헌당규에 따른 민주적 당 운영 △최고위원 3인 보임 △당 지지율 상승대책 마련 △언행 신중 △인재영입 전력투구 등을 홍 대표에게 제안했다.

인재영입 전력투구에 대해서는 홍 대표의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우택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도 인재를 못 구하면 스스로 나갈 수 있다는 결기를 보여줄 때 이번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앞서 홍정욱 전 의원, 이석연 전 법제처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에게 후보직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

최고위원 3인 보임과 관련해서는 이철우·이재만 전 최고위원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상태다. 이종혁 전 최고위원은 부산시장 후보 공천이 불발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제안에서 홍 대표 즉각사퇴 등 강경요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홍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서울시장) 출마요구는 당권을 노린 음험한 계책”이라며 “다음 총선 때는 당원과 국민의 이름으로 그들도 당을 위해 헌신하도록 강북 험지로 차출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나경원 의원은 “(중진 회동이) 권력투쟁으로 이해되는 건 굉장히 아쉽다”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당장 나가라 또는 나가지 마라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결기를 갖고 인재영입에 나서달라는 호소”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중진의원 모임을 정례화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홍 대표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것”이라면서도 별도의 면담요청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날 회동한 중진의원들을 비판하는 당내 목소리도 있다. 한 의원은 “그들도 (대부분) 박근혜 정부 때 사당(私黨)화에 일조했던 사람들이어서 (민주적 당 운영 요구는)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때 친박(親朴)으로 분류된 바 있다. 유기준 의원은 서청원 의원 등과 함께 친박핵심으로 평가됐다. 이주영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