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더블스타 측 자료 받아 검토한 뒤 만남 결정”

▲ 2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 중인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 중인 중국 더블스타의 차이융썬(柴永森) 회장은 이른바 ‘먹튀’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기술 등 소위 ‘단물’을 빨아먹은 뒤 손을 뺄 것을 우려하는 노조 입장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21일 방한한 차이 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기자회견에서 “금호타이어 인수 목적은 통제하거나 소유하려는 게 아니다”며 “금호타이어의 뿌리는 분명 한국에 있다. 금호타이어 발전과 설비·기술 향상, 시장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발전과 미래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부분”이라며 “금호타이어가 노조와 체결합 합의에 대해 기존합의든, 지금 체결하려는 합의든, 미래의 합의든 모두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최근 불거진 더블스타 재무상태, 고용보장 두 가지 측면에 대한 더블스타 측 자료를 받아본 뒤 차이 회장과의 만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더블스타에 의한 ‘먹튀’와 고용안정 불안 등을 매각반대 이유로 내세워왔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 후 기술만 유출시킨 뒤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높은 인건비로 인해 수익률이 낮은 한국 공장을 폐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사측과 채권단은 매각만이 법정관리를 피할 수 있는 길이라며 노조를 설득해왔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달 30일까지 더블스타 투자유치가 무산될 경우 법정관리는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해왔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6천463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방안이 성사되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을 45%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먹튀’ 및 구조조정 가능성 외에 더블스타 측의 ‘파업금지’ 요구가 노사합의의 발목을 잡아왔다. 민주노총 등은 최근 더블스타와 산업은행 간 계약서에 파업금지 부분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차이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에는 노조와 유사한 공회(工會. 중화전국총공회의)가 있다”며 “한국 노조와 법에 따라 파업한다면 이같은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중국 내에서는 공회 무용론이 발생하고 있어 차이 회장 해명이 노조에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다. 공회는 회원 2억2600만명의 세계 최대 노조단체이지만 노사갈등에서 사측 손을 들어주는 사례가 이어져 지탄 대상이 됐다. 지난 2010년 5월 광둥(廣東)성 푸산(佛山) 난하이(南海)의 일본 혼다(本田) 부품공장에서 열린 파업시위에서는 공회 조직원이 파업 참가자들을 구타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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