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지자체 동시 반발⋯청와대 국민청원도

▲ 오수봉 경기 하남시장(왼쪽 첫번째)이 29일 미사강변도시 자족 시설 용지에 신세계 그룹의 초대형 물류창고 건립의 인허가를 불허할 방침이라고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28일 신세계그룹 상생 채용박람회에서 깜짝 발표한 ‘하남 온라인센터’ 개발 계획이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차질을 빚게 됐다.


신세계는 경기 하남시 하남미사지구에 2만1422㎡ 규모의 부지를 약 972억원에 낙찰받았다. 정 부회장은 박람회에서 그 부지에 아파트 30층 규모의 미국의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대형 물류센터를 짓겠다는 얘기다. 30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변수에 부딪혀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


온라인센터 예정 부지 주변인 미사강변도시 자족시설설지구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은 “지금도 스타필드 하남과 코스트코 때문에 교통체증이 심한데 또 다른 대형 물류센터가 들어오면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건립 반대 청원을 올리기까지 했다.


해당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자족지구 건너편은 공동주택단지다. 곧 그곳에 입주가 시작될 것이고 초교, 유치원 등 교육시설이 인접해 있다”면서 “하남 초입부인 황산4거리는 항상 교통체증지역이어서 그곳을 지날 때마다 짜증이 난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물류단지가 들어온다니 무슨 날벼락인가”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땅장사만 하는 LH와 신세계의 합작품을 주민들이 알고서도 가만히 있다면 말이 안 된다”면서 응원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안그래도 미세먼지로 나라가 난리인 판에 트럭 통행으로 인한 소음 진동,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문제를 저의 주민들이 다 감수하고 살아야 하는 건가요?”라고 반문했다.


하남시 차원에서도 주민들의 의견에 동조하고 나섰다. 29일 오수봉 하남시장도 주민들을 만나 “주민합의 없는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밝히고, LH하남사업본부를 방문해 불허 방침을 전달했다.


대규모 교통문제, 미사신도시의 쾌적한 도시환경 파괴, 어린이 안전문제 등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것이고 인근 구리시에서도 같은 사안으로 건립 계획이 무산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측은 '하남 온라인센터'는 단순 물류센터가 아니라 최첨단 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업을 변경하거나 중단은 아니며 향후에 설명회 등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설득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