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인력 구조조정 대신 임금 60% 삭감 합의

▲ 산업은행은 STX조선 자구계획안을 수용하고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


[투데이코리아=이준호 기자] STX조선이 법정관리를 겨우 모면했다. 산업은행은 노사가 제출한 자구계획안을 수용해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철회할 것이라고 11일 발표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STX조선이 제출한 자구계획을 회계법인 등 전문기관이 충분히 검토한 결과 애초 컨설팅에서 요구한 수준 이상으로 판단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산업은행과 정부는 앞서 ‘생산직 인건비 75% 감축 등을 포함한 고정비 40% 절감’ 등을 STX에 제안하고 이달 9일까지 노사확약서 제출을 요구했다. 노사가 기한을 넘기자 법정관리 신청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지만 10일 확약서가 제출됨에 따라 방침을 철회했다.


노조는 확약서에서 희망퇴직 등 강제적 구조조정 대신 6개월 무급휴직, 각종 급여삭감 등을 통해 인건비 75% 감축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희망퇴직 의사를 밝힌 144명을 제외하고 남은 생산직원 550여명 임금을 평균 60% 가량 깎아야 한다.


산업은행은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함에 따라 앞으로 STX조선에 대해 무분별한 저가 수주 금지 등 가이드라인에 맞는 선박에 한정해 선수금환급보증서(RG)를 발급할 예정이다. RG는 조선사가 도산해 배를 건조하지 못할 경우 금융사가 선수금을 대신 물어준다는 내용의 보증이다. RG 없이 조선사는 선주와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산업은행 측은 다만 “앞으로도 STX조선 경영상황, 자구계획안 이행 여부 등을 지속점검해 문제가 있을 시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STX조선은 일단 큰 고비는 넘겼지만 조선업 불황 속에 자립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일 정부가 예상한 업황 회복 시기는 2022년이다. 불황 속에 현대중공업도 근래 인력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때문에 STX조선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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