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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조은희 서초구청장 “‘보수의 씨앗’ 모범될 것”

    “미세먼지·라돈·공사장소음 등 해결… ‘비슷한 출발’ ‘세컨찬스’ ‘액티브시니어’도”
    기사입력 2018.06.2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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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jpg▲ 26일 서초구청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진 조은희 서초구청장.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가운데 전국의 시선이 주목된 지역이 있었다. 바로 서울시 25구(區) 중 유일하게 자유한국당 후보가 승리한 서초구다.

    주인공은 민선6기 서초구청장을 지내고 민선7기 재선에 성공한 조은희(57) 구청장. 그는 방빅의 승부가 될 것이라던 일각의 전망이 무색하게 선거 이튿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결과 52.4% 득표율로 민주당 후보(41.1%)를 큰 표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한국당이 전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조 구청장이 압승한 건 유권자들이 ‘당’이 아닌 ‘사람’을 보고 투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만큼 조 구청장이 지난 4년 재임기간 동안 구민들을 위해 헌신하고 또 구민들 피부에 와닿는 실적으로 보답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조 구청장이 만든 ‘서리풀원두막’ 등은 구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다. 많은 구민들에 의하면 매년 여름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내 곳곳에 배치된 서리풀원두막은 행인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쉬어갈 수 있는 쉼터로 각광받았다.

    요즘 전국에서 유행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상징과도 같은 아이템인 셈이다. 조 구청장은 민방위훈련 때마다 현장을 방문해 일일이 민원을 경청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반주택지역 관리사무소 역할을 하는 서초구 ‘반딧불센터’는 최근 전국 지자체 최초로 ‘미국 코어77 디자인 어워즈’ 최고상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조 구청장이 ‘소확행’에만 집중한 건 아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및 양재R&CD 추진, 서리풀터널 개통 등 굵직한 서초구민들의 숙원사업도 조 구청장의 손 끝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민선6기 시절 성공적으로 재임했다는 평가를 많은 구민들에게서 받는 조 구청장은 향후 어떤 마음가짐으로 구민들에게 또다시 봉사하게 될까. 오는 7월1일 민선7기 서초구청장으로서의 본격 행보가 시작되기 앞서 26일 본 기자는 서초구청 집무실에서 조 구청장을 만나 그의 원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건 전과 다르다”

    Q. 재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일각에서는 선거 접전을 예상했으나 큰 표차로 승리하셨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A. 지난 4년간 주민분들과 소통하면서 차곡차곡 쌓아온 행정성과로 평가해주신 것 같다. 서리풀원두막, 서리풀이글루 등 디테일한 생활밀착 행정에서부터 난마처럼 얽힌 복잡한 현안 해결에 이르기까지 열심히 달려왔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주민분들과 만나 주민의 마음을 알아갈수록 무엇을 해드려야 할지 더욱 눈에 잘 들어왔다. 아파트톡(Talk), 보육톡, 스쿨톡, 민방위안전톡 등을 통해 지역에 무엇이 필요한지 생생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챙겼다. 빨간 삼륜차를 타고 골목골목을 다니며 주민분들과 대화하며 애로사항을 들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는 조선 정조 시대 문장가 유한준 선생의 말씀이 있다. 주민 한 분 한 분이 우리 부모, 우리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행정에 따뜻한 애정을 담았고 세심한 디자인 하나하나 정성을 들였다.

    정보사 터를 관통하는 서리풀터널 착공, 서초종합체육관 건립, 태봉로 확장, 성뒤마을 공영개발 같은 굵직한 숙원사업도 추진력 있게 해냈다.

    Q. 선거캠프 개소식, 선거대책위원회, 후원회가 없는 ‘3무(無)선거’가 화제였다.

    A. 후원회 안 하는 건 다들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웃음). 개소식을 안할 때 너무 조용하게 가는 것 아니냐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볼 때 주민분들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린 것 같다. 혹시나 여당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지 않나. 그 때 ‘조은희에게 간 사람’ 이렇게 낙인찍힐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생각했다. 그랬는데 그 마음을 알아주시더라.

    “반려동물도 행복한 서초” “1인 가구 적극 지원”

    Q. 선거 때 많은 공약들을 내놓으셨다. 민선7기에는 어떠한 정책으로 구민들께 봉사하실 생각인지?

    A. 지난 4년간 뿌린 씨앗들을 꽃피우고 열매를 맺겠다. 특히 서초에서만큼은 ‘독박육아’가 없도록 서초구청이 같이 아이를 키운다는 마음으로 서초구만의 특화된 정책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겠다.

    일하면서 아이를 키운 워킹맘이었기에 보육문제에 대한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 4년 동안 ‘국공립어린이집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열심히 보육문제를 챙겼다.

    (조 구청장은 국공립어린이집을 1년에 10개씩 4년간 40개소를 세워 기존 32개소에서 72개소로 대폭확충한 것으로 알려진다. 서초형모범어린이집 확대로 민간어린이집 보육의 질을 높이는 한편 전국 최초로 ‘모자보건소·산모돌보미 확대’ ‘손주돌보미 할아버지까지 참여 확대’ 등을 이뤄낸 것으로도 전해진다 - 기자 주)

    Q. 새로운 이색사업을 꼽자면?

    A. 반려동물 천만시대를 맞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향한 호불호는 여전히 갈려 반려인, 비(非)반려인 간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서초에서만큼은 그런 갈등이 없도록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을 목표로 ‘반려동물도 행복한 서초’를 만들겠다.

    또 요즘 혼합, 혼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1인 가구가 늘었다. 1인 가구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혼자 있을 때 아프면 어떡하지?”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착안했다. 빠르게 변하는 세태에 발맞춰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행정으로 ‘1인 가구 의료안전망 강화’ ‘1인 가구 동아리 지원사업’ 등을 마련해 나가겠다.

    102.jpg▲ 민선6기 시절 미니전기차를 타고 골목골목을 누빈 조은희 구청장.
     

    “미세먼지·라돈·공사장소음 등 푸른환경과에 많은 미션”
    “‘비슷한 출발’ ‘세컨찬스’ ‘액티브시니어’에도 주력”

    Q. 특별히 생각하는 정책이 있으시다면?

    A. 4년 전 취임 초부터 전기차를 타고 다녔다. 환경문제에 주력하자는 것이었다. 조금 더 해야 할 것 같아서 푸른환경과(서초구청 부서 - 기자 주)에 미세먼지, 라돈, 공사장소음 대책 등 미션을 많이 줬다.

    미세먼지는 국가에서 하고 시(市)에서 하지만 서초구에서도 어린이집이나 경로당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학교에 미세먼지 측정기 등을 보급해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내부에서 실내활동을 하도록 했다.

    서울시에서도 대책이 나올 것이고 우리도 발 맞춰서 정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민선7기 동작·관악구청장 당선인과 3명이 지역방송국 주최로 대담회를 했는데 ‘더푸른서초’에 주안점을 둘 거라고 하자 다른 구청장들도 같이 하자고 했다. 동작·관악 등 인근 구들과도 연대해서 대책을 만들어보려 한다.

    또 서초구청에는 밝은미래국이라고 있다. 올해 1월1일 신설했다. 이곳 밝은미래국에도 미션을 강하게 줬다. 아이들이 태어날 때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나느냐는 아이들 선택이 아니다. 아이들의 출발이 비슷하도록 지원하려 한다. 출발이 똑같을 리는 없지만 누군가가 지원해준다는 걸 느끼는 건 다르다.

    아이들의 출발을 비슷하게 해주는 기회뿐만 아니라 성인의 경우 실패하거나 망해도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세컨찬스’, 노년을 액티브시니어로 보낼 수 있게 하는 대책 등을 밝은미래국을 통해 추진할 것이다.

    “박원순 시장 발언은 선거 레토릭이라 생각”
    “서초구 의견 존중해줄 것으로 본다”

    Q. 더불어민주당의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에 성공했다. 서울 25구 중 서초구를 제외한 24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조 청장께서는 유일한 자유한국당 소속 당선인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4년 간 서울시와 서초구 간 적잖은 충돌 발생을 예상하기도 하는데 서울시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이신지?

    A. 서울시장은 1천만 서울시민의 수장이고 서초구민도 서울시민이다. 서울시장이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민 절반의 지지를 받았다 해서 나머지 지지하지 않은 절반의 표심을 버리시지는 않듯 서울시장과 당적이 다르다 해서 서초구만 외딴 섬으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서울시장은 평소 소수자에 대한 배려와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말해왔다. 그런 점에서 그저 점 하나인 서초구 의견을 존중해 줄 것이라 본다. 선거 때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에서의 “서초구청이 서울시와 갈등을 일으켰다”고 한 박 시장 발언은 선거 레토릭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박 시장과 잘 소통하고 있고 오히려 서초구에서 제안해서 ‘좋다’하는 긍정적 평가를 많이 받았다. 양재R&CD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례가 그 예다. 박 시장이 서초구청에 와서 서초구와 MOU를 맺었고 규모는 두 배로 늘어났다. 또 원지동 서초종합체육관 건축에 특별교부금 17억원(시비 총 239억원 - 기자 주)을 과감히 지원해주기도 했다.

    “여야 구분하지 않는 ‘서초黨’”
    “서초 거주가 자부심이 되고, ‘서초답다’는 게 긍지 되도록 할 것”

    Q. 조은희 구청장께 서초구는 어떤 곳인지? 민선7기 서초구청장으로서의 각오는?

    A. 골목골목의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도 정겨운 곳이 서초구다. 그동안 서울시 부시장, 청와대 비서관, 대학교수, 신문기자 등을 거쳤지만 서초구청장 4년이 가장 보람 있고 매일매일 행복했다. 주민분들이 ‘고맙다’ ‘잘한다’ 칭찬해 주실 때마다 힘이 났다.
     
    이번에 더 열심히 잘 하라고 주민분들께서 12년만에 재선 구청장으로 만들어 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서울시에서 유일한 야당 구청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보수의 씨앗으로 주목받는 만큼 모범이 되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

    구청장은 선거에서 선출된 ‘행정가’이지 정치가가 아니다. 주민분들은 구청장이 주민 생활불편을 이해해주고 덜어주길 바라지 정치하길 바라지 않는다. 이번에 제게 주신 표의 의미도 더 열심히 잘하라는 격려의 채찍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여야(與野)를 구분하지 않는 ‘서초당’이다.
     
    서초는 올해 개청 3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100년 서초의 밑그림을 차곡차곡 그려왔듯 서초의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두 번째 4년 동안 주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45만 구민 한 분 한 분을 더 정성껏 섬기겠다. 서초에 산다는 것이 자부심이 되고 ‘서초답다’는 것이 긍지가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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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코칼럼
  • [박현채 칼럼]이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줄어
  • 박현채 주필|2018-11-16
  • 일자리 창출을 국정의 제1과제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서 일자리 상황이 파국을 맞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기준 실업자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많았고 실업률도 2005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실질적인 고용창출 능력을 보여준다며 청와대가 가장 강조한 고용지표인 고용률은 61.2%로 9개월 연속 하락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록을 이어갔다. 정부가 ‘단기 알바’를 급조하는 등 무리수까지 동원하며 안간힘을 쓰는데도 고용참사는 호전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고용 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을 때마다 청와대가 "(과도하게 올린) 최저임금 영향이 아닐 수 있다"고 강변하며 근거로 든 수치가 있다. 바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다. 그런데 올해 한 번도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든 적이 없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마저 지난 10월 중 전년 대비 4000명이나 줄어들었다.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 폭이 줄더니 결국 마이너스가 됐다. 작년 8월이후 13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숙박·음식업종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비중이 매우 높은 업종인데, 이 분야 취업자 수가 지난달 크게 줄어든 것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9만7000명 줄어 같은 기준으로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최저임금 3대 민감업종으로 꼽히는 도·소매, 숙박·음식업, 시설관리 부문에서만 10월중 28만 개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를 가진 제조업에서도 4만5천 명이 감소해 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문제는 내년 고용이 올해보다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최근 발표한 '세계 거시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5%, 내년에는 2.3%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잠재 성장률인 2.7% 안팎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하강하면 고용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무디스의 한국 담당 이사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는 무역 불확실성뿐 아니라 내부적 불확실성이 나타나며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성장률을 깎아먹는 내부적 요인으로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제 등의 정책 리스크를 꼽았다. 상당수의 경제 전문가들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면밀한 준비 없이 밀어붙인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같은 정부의 '정책 독선'이 고용 참화를 부른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자동차·조선 등 주력 산업의 부진, 경제구조 변화에 따른 내수(內需) 정체 같은 우리 경제의 고질병을 고치려는 시도는 게을리하면서 중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반대에도 친 노동정책을 고집하다 본격적인 시장의 역풍을 맞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 2년간 일자리 분야에 쏟아부은 세금은 무려 54조원이나 된다. 그런데도 일자리 사정은 나빠지고 소득 불평등은 커졌다. 물론 재정이 지원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고용은 15만 명 넘게 늘었다. 올 들어 9월까지의 월 평균 신규 취업자 10만382명 가운데 공공부문이 62%에 달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같은 정책 잘못으로 생긴 구멍을 메우는 등 병주고 약주기 식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곳에 세금을 투입하다 보니 전체적인 일자리 사정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내년에도 23조 원에 달하는 세금을 일자리 만들기 명목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공무원 3만 6000명을 증원하는 가 하면 국립대 빈 강의실 불 끄는 일 등 단기 일자리가 주류다. 이젠 단기대책에 급급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시야로 경제의 구조개혁에 나서면서 종합적인 산업진흥책을 마련해야 한다. 적재적소에 세금을 쓰고 있는지, 일보 후퇴 2보 전진을 위해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유예할지 등을 정부 스스로 점검하는 것은 물론 민간 부문의 투자와 소비 진작을 위한 근본 처방에 주력해야 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최근 간담회에서 제안한 것처럼 중국의 '제조업 2025' 같은 산업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파격적인 규제개혁에 나서야 할 때다. &lt;투데이코리아 주필&gt; 필자약력 △전)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김성기 칼럼]구중궁궐(九重宮闕)에 갇힌 경제인식
  • 김성기 부회장|2018-11-09
  • 현 경제상황에 대한 청와대의 인식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 보인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2%대 후반으로 예상되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우리나라와 성장률이 비슷하거나 앞선 나라와 비교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내년도 예산안에 관한 국회시정연설에서 “우리 나라와 경제 수준이 비슷하거나 앞선 나라들과 비교하면 성장률이 여전히 가장 높은 편이다. 세계가 우리의 경제성장에 찬탄을 보낸다”고 한 말과 거의 같은 맥락이다. 장 실장은 최근 제기된 경제 위기설에 대해 근거 없는 공세라고 일갈하고 “경제를 시장에만 맡기라는 일부 주장은 한국 경제를 더 큰 모순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경제정책은 시장 흐름부터 중시해야 한다는 당연한 요구를 ‘시장에만 맡기라는 주장’으로 교묘하게 바꿔 일축하면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공세를 피해가려는 의도를 엿보였다. 문 대통령과 장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진들의 발언을 요약하면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최저임금인상으로 타격을 받는 계층이 있고 고용 위축이 발생하는 현실이 아쉽지만 경제는 전반적으로 건실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점차 정책 변화의 긍정적인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말로 들린다. 최근 자영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매출 격감과 일감 부족으로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현실과 비교하면 너무 한가하고 동떨어진 진단으로 들린다. 특히 완성차 업계의 영업이익이 위험수준으로 추락하면서 협력업체들은 3분의 1 이상이 적자로 내몰리는 절박한 형편이다. ‘세계가 우리 경제 성장에 찬탄을 보낸다’는 발언은 차라리 지난 시절의 한국경제가 이룩한 성과에 대한 평가로 이해하는 게 순리일 듯싶다. 각종 지표를 보아도 우리 경제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알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실업자 수는 올 들어 매월 100만명을 넘어서 9월까지 월 평균치가 117만7천 여명에 이른다. 기업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위축돼 쉽게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하반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내년에도 고용사정은 악화되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2.7%와 2.6%로 전망했다. 외국계 투자은행과 연구기관들은 정부가 내세운 2% 후반대의 잠재성장률에 훨씬 못 미치는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ING그룹은 2.0%, 도이체방크 2.3%, 소시에테제네랄 2.4%로 내다보았다. 청와대의 경제 인식이 현장의 체감과는 판이하고 국내외 주요 연구소와 투자은행들의 전망과도 괴리를 보이는 현상은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책 목표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정책에 반영하지 못하고 미리 설정한 목표나 당위론에 맞춰 해석하고 조정하려는 경향이 현실과 정책 사이에 괴리를 초래한다는 분석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국회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해 작심한 듯 내놓은 발언이 의미심장하다. 김 부총리는 “경제가 지금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란 경제정책을 둘러싼 의사결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발언으로 들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운동권과 시민단체 출신을 중용해 역할을 확대해온 청와대 비서실에 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청와대 비서진이 정부부처를 앞장서 이끌면서 남북관계와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등 주요 정책방향을 일방적으로 주도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경제 현실에 관한 청와대의 인식도 결국 운동권과 시민단체 출신이 주도하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다. 그러니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중소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추락해도 ‘일부 어려움이 있지만 경제가 전반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다’는 자화자찬이 나오는 게 아닌가. 문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을 담당할 위원회 구성을 연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은 구중궁궐(九重宮闕)처럼 담이 겹겹으로 둘려있는 청와대에만 머물지 않고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대선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과의 소통을 저해하는 구중궁궐의 담은 청와대 집무실의 구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나치게 편중되고 경직된 성향의 측근들이 소통과 정확한 의사결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직시해야 한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권순직 칼럼]‘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를 되새겨 본다
  • 권순직 논설주간|2018-11-08
  • 며칠 전 국회에서 빚어진 사건 하나를 보자. 장하성 청와대정책실장은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내년 봄쯤에는 경제가 나아질 것이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요지로 답변했다. 이번엔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정책실장 견해에 동조하느냐고 묻자 고개를 내저으며 “그것은 그분의 희망사항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최고의 책임자 두 사람의 경제에 관한 시각이다. 경제예측은 경제정책을 다루는 당국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전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두 사람의 견해가 이처럼 다르다. 생각이 다르다 못해 상대방의 견해를 대놓고 공박하는 꼴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화를 내야할지, 슬퍼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사실 이들 경제정책 투톱은 정권 초부터 정책에 대한 견해도 달랐고, 또 접근 방향도 같지 않았다. 최저임금인상에서부터 소득주도성장이냐 혁신성장이냐 등을 놓고 사사건건 이견(異見)을 표출해왔고, 그들 간의 갈등은 온 국민이 지켜보았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대통령의 인재에 대한 신뢰가 깊어서인지, 아니면 두 사람간의 갈등이나 견해차이가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모를 일이나 정책의 효율적인 수립 집행에는 적지 않은 차질이 있었을 것이다. 김&amp;장으로 불리는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의 경질은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다. 어느 한 사람만 바꿀지, 아니면 동시 경질할지 대통령의 선택만 남아 있는 상태다. 시중에는 두 사람 말고도 인사 폭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정하든 안하든 주요 경제정책이 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역효과가 더 많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인사인 만큼 문책성 인사임은 분명하다. 이런 인사의 경우 인사 성격을 명확하게 국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정책에는 별 잘못이 없는데 여론에 밀려, 혹은 인사한지가 오래되어서 등으로 어물어물 분식하면 효과가 반감된다. 문책이면 문책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하고 시장에 확실한 사인을 줌으로서 앞으로의 정책 방향이나 강도 등을 읽을 수 있게 함으로서 인사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전(前)정권 탓으로 돌리려는 유혹도 뿌리쳐야 한다. 사실 모든 일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니까 전정권 전전정권의 과오가 이제 나타나는 일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모든 허물을 과거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집권 2년차인 정부는 명심할 일이 있다. 이제 민주노총이나 전교조 같은 세력은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약자가 아니다. 그들은 이미 권력이다. ‘강성 귀족노조’라는 딱지가 붙은 지 오래다. 그들은 그들만의 기득권을 위해 투쟁해왔고, 노조가 없는 중소기업 근로자나 영세 자영업자의 고통을 함께 걱정해본 적이 별로 없다. 그러면서도 최저임금위원회에 불참하는가 하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기 위해 출범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도 아예 동참을 거부한다. 젊은이들의 취업기회를 막는 고용세습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정에서 일부 드러난 그들만의 특혜 시비엔 사과 한마디 없다.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태도다. 촛불시위 과정에서 공을 세워 정권창출에 기여한 노조에게 이 정부가 언제까지 보은해야 하는가. 그들은 주요 정책에 사사건건 정부의 발목을 붙들고 늘어진다. 노사 나아가 노사정 관계에 있어서 정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워주기만 하면 된다. 말이 기울어진 운동장이지 사실 노조에게 유리한 운동장 여건도 많다. 기업들은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할 뿐이다. 더 이상 약자가 아닌 노조를 과잉보호해서는 곤란하다. 하루속히 사회대타협의 장에 들어와 대승적인 자세로 국가경제에 힘을 보태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지지해온 이 정부를 돕는 일이다. 남북화해를 위한 대통령의 노력과 성과는 평가 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큰 성과가 있기를 국민들은 기대한다. 남북문제의 성과와 보수야당의 지리멸렬에 힘입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의 정부 인기는 언제 꺼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문제는 경제다. 먹고 살기 팍팍해지면 금방 등 돌리는 게 민심이다. 몇 달전 최저임금과 관련, 자영업자들이 정책불복종 움직임까지 보였던 사건은 사실 엄청난 사건이다. 휴화산이다. 귀를 열고 시장의 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싫은 소리는 멀리하고 좋은 말만 듣는다면 낭패를 부른다.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기조(J노믹스)의 설계자로 알려진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쓴소리는 정곡을 찌른다. ‘일자리를 파괴하면 정의로운 정책이 아니다’는 말이 그렇다. 그는 ‘아무리 정책에 관해 지적을 해도 청와대는 들은 척을 않는다’고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경제정책이 한 팀, 한 호흡으로 집행되도록 인적 구성을 하는 게 중요하다’ 는 충고는 앞으로 있을 경제팀 구성에 참고해야 할 것이다. &lt;투데이코리아 논설주간&gt;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장관 자문 금융발전심의위원 △현)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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