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장자연씨의 영정사진.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지난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장자연 씨의 전 동료 윤 씨가 장자연의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또 당시 검찰은 자신의 증언은 묵살하며 오히려 가해자를 믿었다고 밝혔다.
장자연 씨와 같은 소속사에서 지낸 윤 씨는 지난 28일 JTBC ‘뉴스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자연이 당시 조선일보 기자 출신 조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지난 2월 약 23만여명이 참여한 ‘장자연 사건 재수사’ 청와대 국민청원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윤 씨는 고 장자연 씨와 함께 소속사 대표 김 씨로부터 여러 차례 술 접대 자리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소속사 대표의 폭력적인 성향을 모두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안 갈 수 없는 분위기 였다“라고 밝혔다.

윤 씨는 지난 2008년 8월 서울 청담동 술집에서 있었던 소속사 김 대표의 생일 파티 당시 상황을 전하며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정계 진출을 시도하던 조 씨의 범행을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 탁자 위에 있던 언니(장자연)를 끌어당겨서 무릎 위에 앉히고 성추행했다”며 “이런 일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윤 씨는 “지난 2009년 진행된 수사에서 목격했던 것을 자세히 털어놨지만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라며 “13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당시 검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조선일보 기자 출신 조 씨를 오히려 믿고 있는 것 같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윤 씨는 검찰 수사 당시 상황을 떠올리다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며 “저도 충격이 컸고 언니와 저만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말을 맞추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조 씨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하다가 뒤늦게 조사에 응했고 조사 이후 거짓 반응이 나왔지만 검찰은 혐의를 부인하는 조 씨를 믿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목격자인 윤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조 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윤 씨는 “언니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두려움에 정신과 치료도 받아왔다”며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했다는 것이 죄책감처럼 다가왔었고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덮이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갖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용기를 내서 사건 재수사에 따라 인터뷰를 할 수 있게 국민청원을 해주신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편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4일 조 씨에 대한 검찰 재수사를 권고했다. 재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은 조 씨를 4차례 소환조사하고 강제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윤 씨의 진술이 유의미하게 일관되고 당시 관계자들이 사건 실체를 왜곡시키려 한 정황이 명확하다”라고 판단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