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균 회장


올해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는 예년과 비슷한 시기인 6월 하순에 장마전선이 본격 북상해 우리나라에 한 달 정도 오르내리며 비를 뿌리고, 장마기간 강수량은 예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장마철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연강수량의 50∼60%가 6∼9월에 집중되어 이로 인한 산사태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나 폭우 등으로 산사태 발생이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산사태 피해면적과 인명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피해면적은 연평균 약 240ha, 인명피해는 6명 정도로 나타났다. 모두가 기억하는 ’11년 7월 서울 우면산 산사태 이후 산사태 발생 면적과 인명 피해가 점차 줄고 있고, ’14∼’16년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산사태에 대한 주의와 관심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비가 언제, 얼마만큼 올지 예측할 수 없듯이 집중호우나 폭우 등으로 인한 산사태 발생 역시 예측할 수 없으므로 장마철이 시작되면 항상 비와 산사태에 주의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17년 충북 청주에서는 산사태 발생 당일에 260mm의 기록적인 비가 내리는 등 국지성 집중호우 등으로 산사태가 어디서 언제 발생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


산사태로부터 인명과 재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산림청에서는 구조적 대책과 비구조적 대책으로 나눠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구조적 대책으로는 산사태, 토석류로 인한 하류 인명피해 예방을 위한 사방댐 설치 및 산지사방, 계통적 사방사업 및 수원함양 기능 제고를 위한 산림유역관리사업 및 계류보전사업, 지진해일, 연안침식 피해방지를 위한 해안사방, 땅밀림 피해 발생지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땅밀림 복구 등이 있으며, 비구조적 대책으로는 산사태정보시스템을 통한 산사태 예측 정보 제공, 산사태 위험지도 및 토석류피해예측지도 등 DB 구축, 산악기상망 구축을 통한 산사태 예측정보 고도화, 땅밀림 무인원격 감시시스템 구축, 산사태 현장예방단 운영을 통한 산사태취약지역 점검, 주민 교육 등이 있다.


한편, 이러한 정부 차원의 대책 외에 국민들도 산사태로부터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 요령이 있어 미리 숙지하여 둘 필요가 있다.
먼저, 산림청 산사태정보시스템(http://sansatai.forest.go.kr/)을 통하여 거주지 주변의 산사태 위험성을 미리 파악해 두고, 생활주변의 산사태취약지역 여부를 확인하고 대피장소를 알아두어야 하며, 휴양ㆍ레저 활동을 할 때 산사태 위험이 있는 곳에는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장마, 집중호우, 태풍 등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유사시 인근 행정기관의 안내에 따르도록 한다. 비가 평소보다 많이 내리거나 장시간 지속되는 경우 스마트폰, 인터넷, TVㆍ라디오 등을 통해 예보된 비의 양을 확인해야 한다.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하루에 내리는 비의 양(일강우량)이 150mm 이상이거나 1시간당 30mm 이상, 연속강우량이 200mm 이상인 경우에 산사태가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따라서 장마철에는 항시 비 예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세 번째는 집주변을 점검해야 한다. 산사태 현장을 가보면 집중호우 등 많은 비가 내리면 토양이 수분으로 가득 차 더 이상 물 분산과 저장이 되지 않고 인접한 배수로가 꽉 막혀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항상 집주위에 배수로를 수시로 점검해 산에서 내려오는 빗물이 원활하게 배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배수로 내 생활쓰레기, 낙엽, 이물질, 담배꽁초 등을 제거해야 한다. 상황이 어려울 때는 관할구역 지자체에 연락하여 도움을 받아야 한다.


네 번째로, 산사태는 발생 전에 몇 가지 징후가 나타나는데, 집주변 경사면에서 물이 솟거나 작은 균열이 생기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데 나무가 흔들리거나 기울지는 등의 현상이 보이는 경우 즉시 대피하고 산림청 또는 시ㆍ군ㆍ구에 신고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후의 수단으로서 구조요청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비가 많이 내려 고립될 경우 혹은 산에서 흙이 쓸려 내려와 위험에 처할 경우 당황하지 말고 119 등으로 빠른 시간 내에 구조요청을 해야 하고 손전등, 휴대용 사이렌 등을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이는 단순하면서도 익히 알고 있지만, 막상 위험에 닥치면 잊어버려 큰 피해를 입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자연 앞에서 너무나 무기력한 존재다. 장마철 감당할 수 없는 비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면 이런 자연현상 앞에서 무기력해지기 보다는 미리 사방사업을 실시하여 대비책을 마련하고 피해 예방을 위한 개인 행동요령을 숙지하여 신속하게 대응한다면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소속된 사방협회는 산사태 관련 전문기관으로서 산사태로부터 국민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민안전을 지켜나가기 위하여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사방협회 회장>
필자약력
△농학박사(산림자원학)
△전)산림청 차장
△전)산림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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