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동제약.

[투데이코리아=김민기 기자] 지난 1963년 세워져 창립 65주년을 맞이하며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한 광동제약이 ‘제약사’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한 의약품사업 비중과 높은 음료사업 비중을 가지고 있어 의약품 회사가 아닌 ‘식료품 회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의약품 연구개발비는 줄어들고 음료나 상품매출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동제약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지난 2007년 광동제약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명 변경’을 권고 받았다. 금감원이 “사업 목표를 분명히 하라”고 지적한 것이다.
당시 금감원은 광동제약의 사명인 ‘제약’이 제약사를 의미하는 만큼 의약품 비중이 낮은 사업 구조를 개선하거나 제약이라는 사명을 삭제하도록 요구했다. 광동제약 사업구조가 10여년 전부터 지적을 받아온 것이다.
광동제약도 첫 출발은 ‘제약사’
사실 광동제약의 첫 출발이 ‘제약사’이긴 했다. 광동제약은 ‘한방의 과학화’를 창업이념으로 내세우며 독창적인 의약품 개발과 우수한 기술도입을 통해 국민보건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하지만 광동제약은 지난 2001년 2월 ‘비타 500’, 2006년 7월 ‘옥수수수염차’를 출시한 이후 매출이 증가하면서 음료사업은 광동제약 매출구조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앞서 광동제약은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다른 제약사에 비해 활로를 찾지 못했다. 제약업계에서 도태될 수도 있는 위기까지 닥쳐와 광동제약은 이를 음료로 극복했다.
이 때문에 광동제약의 정체성 논란은 계속됐다. 하지만 광동제약은 그간 제기된 논란을 잠재우기는커녕 또 ‘물 장사’에 뛰어들었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2년 12월 제주개발공사에서 먹는 샘물 ‘삼다수’ 판매권을 획득해 지금까지 생수사업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광동제약 매출 대부분이 ‘음료 사업’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광동제약은 제약사가 아니라 식료품회사”라는 비난까지 나온다. 이는 음료사업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의 주업인 의약품 연구개발 투자는 미미한 탓이다.
▲ 삼다수. (사진=삼다수 홈페이지)

광동제약은 삼다수 위탁판매권을 갖고 있다. 한편에서는 삼다수의 판권 기간이 끝나면 광동제약 매출이 타격을 입어 회사의 기둥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11월 위탁판매사업 재계약 체결을 한 상태다.
갈수록 줄어드는 영업이익...‘속 빈 강정’ 평가까지
또한 광동제약은 삼다수, 비타500 등 유통부문 사업을 확대하면서 2016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속 빈 강정’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올 상반기 매출액 5732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액(5664억원)은 1.2% 늘었지만 영업이익(152억원)은 약 4% 감소한 수준이다.
최근 3년 간 광동제약의 영업이익은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 2015년 509억원, 2016년 444억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357억원까지 추락했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각각 5.3%, 4.2%, 3.1%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2.5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수익성이 ‘의약품 도매업체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편 광동제약은 지난 2012년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혁신형제약기업’에 지정됐다. 하지만 2015년 ‘재인증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업계에서는 이 역시 삼다수를 포함한 음료사업이 갖는 영향력에 비해 취약한 의약품 사업구조가 원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광동제약은 여전히 ‘물 장사’에 매진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13년 7월 최성원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전문약 영업과 카페사업 등 사업다각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음료사업의 비중은 줄지 않고 있다.
‘제약사’라는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선택했던 대안이 ‘제약사’라는 타이틀을 흔들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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