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경영승계 의혹, 재계 일각서 꾸준히 제기돼… 정부 태도 ‘주목’



▲ 서준혁 대명홀딩스 사장.


[투데이코리아=박진영 기자] 대명리조트 등을 보유한 대명그룹(회장 박춘희)의 2세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막바지 단계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가 발표됐다.


1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대명홀딩스에서 총수 자녀세대가 보유한 주식자산 가치 비중은 95.4%로 나타났다. 대명홀딩스는 대명그룹 지주회사로 박 회장 아들인 서준혁씨가 사장으로 있다. 서 사장이 사실상 대명그룹 경영일선을 지휘하고 있다.


대명그룹은 1979년 대명주택이라는 상호로 창업주 고(故) 서홍송 회장에 의해 설립됐다. 1990년 대명설악콘도를 개관하고 대명홍천레저타운 기공식을 가진 뒤 1992년 대명양평콘도(현 대명리조트 양평)를 개관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대명리조트는 이후 2002년 단양, 2006년 경주, 2007년 제주, 2008년 변산, 작년 청송 등에 세워졌다.


창업주인 서 회장이 2001년 사망한 뒤 오너는 부인인 박춘희 회장이 맡게 됐다. 박 회장 재임 시절 대명그룹은 더욱 성장했다는 평가와 ‘가족소송’ 등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


2010년 5월 창업주의 막내딸 서지영씨는 친모인 박 회장, 오빠인 서 대표를 상대로 자신이 상속받지 못한 재산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서 씨는 구체적으로 대명홀딩스 주식 11만1000여주를 요구했으나 서 씨가 5일만에 소송을 취하하면서 일단락됐다.


이 가운데 과거 ‘내부거래’로 성장한 대명홀딩스 이력이 재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5일 CEO스코어 발표에 의하면 대명홀딩스 매출의 20% 이상은 내부거래로 이뤄졌다.


작년 9월 CEO스코어는 2016년 대명홀딩스 총 매출액 207억1600만원 중 98억9000만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졌다고 전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브랜드 사용 대가로 거둬들이는 로열티 수익은 2016년 20억45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24.50%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대명홀딩스 등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대명그룹 회사 3곳이 2016년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액 1천387억9000만원은 전체 매출액의 53.96%를 차지했다.


대명코퍼레이션 측 관계자는 작년 9월5일 CEO스코어데일리에 “청송, 솔비치 등 리조트 개관으로 내부거래 매출이 늘어났다”며 “아직은 내부거래사와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향후 외부와도 거래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는 대명코퍼레이션에 대해 대명홀딩스(34.30%)가 최대주주로 오너일가가 지분 6.33%를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부당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은 편법 경영권 승계 도구가 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 논의를 위한 당정 회의에서 “일감 몰아주기, 부당 내부거래와 같은 편법행위에는 엄격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대기업의 불공정한 거래행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명그룹에서 부당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정부가 이같은 행위들에 대한 철퇴를 예고하고 있고 대명그룹의 편법 경영권 승계 의혹이 재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오너일가가 보다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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