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후 대전 중구 대전동물원에서 퓨마 1마리가 우리를 탈출해 포획에 실패해 사살한 뒤 동물원 내 동물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제발 인간의 실수를 동물의 탓으로 돌리지 말아주세요”
지난 18일 대전오월드 사육장에서 탈출한 퓨마가 끝내 사살된 것을 두고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번 퓨마 사살과 관련해 탈출의 빌미를 제공한 관계자 처벌, 동물원 폐지 등을 요구하는 청원이 약 70건 게시된 상황이다. 또한 퓨마가 끝내 사살됐다는 언론의 인터넷 보도기사들에는 수만개의 댓글이 달려있다.
청원인과 네티즌들은 당국과 경찰, 동물원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퓨마를 사살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함과 동시에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퓨마가 탈출한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사육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청원인은 “퓨마는 자신의 본능대로 움직인 것”이라며 당시 사육장 문을 연 사육사의 실수를 동물의 탓으로 돌리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청원인은 “동물도 우리와 같은 생명체”라며 “문이 열려있으면 아기들도 문 밖으로 뛰어 나간다. 그럼 아기들도 총살할건가?”라고 비난했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 자체를 폐지하거나 동물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야생에 있어야 할 동물들이 좁은 케이지 속에 살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야 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청원인은 “단순히 탈출한 뒤 마취를 했지만 다시 도망갔다는 이유로 (퓨마가) 처참히 사살됐다”며 “동물을 해치는 동물원이라니. 그런 곳을 감히 동물원이라고 부를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야생에서 자라는 동물들을 허락없이 잡아가 꼼짝없이 구경거리가 되게하는 일을 계속 두어서는 안된다”며 “제발 동물을 단순한 구경거리로 소비하는 것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사살된 퓨마는 18일 오후 5시15분께 오월드를 탈출한 뒤 오후 6시49분께 동물원내 배수지 인근 출렁다리에서 사육사에 의해 목격된 뒤 마취총을 맞았지만 추격을 뿌리치고 다시 도망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구조팀 등은 퓨마의 마취가 풀린 것이 유력하고 날이 어두워져 추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퓨마가 사살된 장소는 오월드내 동물병원 인근 건초보관소 약 50m 후방이다. 동물원 생활에 익숙했던 퓨마는 마취총을 맞은 상태여서 이동이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원 측은 사육사가 청소를 위해 사육장의 문을 연 뒤 잠그지 않은 틈을 타 퓨마가 탈출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한편 오월드를 운영하는 대전도시공사의 유영균 사장은 오늘(19일) 기자회견에서 “시민안전을 위해 사살이 불가피했다”라고 밝혔다.
유 사장은 “시민안전을 위협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라며 “안타깝게도 일몰이 돼 매뉴얼에 따라 사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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