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 397만t보다 2.7~3.6% 감소한 383만~387만t이 될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전망했다.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쌀 가격이 추수철을 맞아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생산량 감소가 가장 큰 이유다. 재배 면적도 줄고 폭염과 폭우 등으로 쌀 생산량이 감소해 지난해보다 20%가량 오른 가격이다.

4일 농협충북유통에 따르면 청원생명쌀 20㎏이 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18% 오른 가격이다. 충북에서 생산되는 쌀은 최대 26% 오른 가격대를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쌀값이 지난해보다 26% 이상 급등했다. 게다가 지속되는 상승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조사·분석한 쌀 생산량 추이 역시 가격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문제는 쌀값 인상에 ‘밥상 물가’가 불안이 가중된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18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9%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대를 기록했지만 올해 1.9%상승하면서 지난해 9월 2.1%상승한 이후 1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여름철 폭염과 폭우로 인한 채솟값 상승으로 농산물은 전년동월대비 12.0% 상승했다. 채소류는 전년동월대비 12.4%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농산물 중 생강(101.7%), 시금치(69.2%), 미나리(53.0%), 상추(43.1%), 고춧가루(34.1%), 곡물(21.3%)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생산량 감소를 일으키는 기상상황 때문이더라도 지방자치단체의 쌀 품질 고급화와 재배면적 축소 기조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공공비축미는 대상 품종을 정해 검정을 통과할 경우 매입되는데 친환경 재배 벼 매입을 위한 조치다.

이러한 정부의 공격적인 매수 정책도 쌀값 급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값 상승률이 높은 것은 지난해 쌀값이 20년 전 수준이었기 때문이고, 올 들어 3차례에 걸쳐 정부 양곡 22만톤을 시장에 방출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해는 쌀 변동직불금의 지급 여부와 지급액을 결정하는 ‘쌀 목표가격’을 5년만에 설정 하는 해다. 정부와 국회는 올해 2018∼2022년산 쌀의 목표가격을 결정해야 한다.

쌀 변동직불금은 목표가격과 수확기 쌀값 차액의 85%에서 고정직불금(1㏊당 100만원)을 차감한 금액이다. 2005년 추곡수매제를 폐지하면서 도입된 쌀 직불금은 쌀 농가의 경영 안정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풍년으로 쌀값이 폭락하더라도 쌀 직불금이 일정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높은 쌀 목표가격은 농가의 쌀 생산을 촉진해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쌀 목표가격이 높아 다른 작물보다 기대수익이 커진다면 농민 입장에서는 쌀농사를 포기할 이유가 없어진다. 게다가 재배 면적이 넓고 생산량이 많을수록 쌀농사 소득은 높아진다.

1인가구 증가와 쌀 소비가 줄고있는 시점에 쌀값 폭등은 소비자나 정부 부처에게도 아이러니한 점이다. 더욱 정부 부처가 크게 움직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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