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국내 기업인들을 향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국내 여론의 후폭풍이 상당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 사실을 두고 굴욕적 외교라며 조명균 통일부장관의 해임을 촉구했고, 야당 의원들은 냉면 시식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리 위원장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여당 인사중 하나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역시 TBS<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리 위원장이 해선 안될 말을 했다. 그런 말은 북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하는 소리다. 만약 농담이라고 한다 쳐도 우리가 언제 봤다고? 농담할 사이라도 되느냐?" 며 리 위원장을 비판했다.


국내 인사들의 비난여론이 거센 가운데 북한의 외교관으로 지난 2016년 국내로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 북한 공사는 리 위원장의 말을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며 색다른 해석을 들고나와 관심을 받고 있다.


태 전 공사는 8일 자신의 블로그 '태영호의 남북행동포럼'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 "북한에서 '밥이 목구멍에 넘어가나'라는 말에 불쾌해하는 사람 별로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발언으로 하여금 북한으로부터 공식 사죄를 받아내거나 리선권의 인사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을 보였다.


태 전 공사는 "북한에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가'라는 말을 듣고 불쾌해하거나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리선권이 우리 대기업 총수들과 국수를 함께 먹으러 왔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사전에 계획된 '의도적인 도발'성 발언은 아니다. 북한도 간부들에게 주민들 앞에서 항상 언어 예절을 잘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리선권도 좋은 의도에서 웃자고 한 말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도발 의도가 없는 우발적인 문제들까지 사사건건 공식 사죄나 인사조치를 요구한다면 잘못을 범한 사람을 대중 앞에서 비판하고 처벌하는 북한 노동당식, 중국 공산당 홍위병식일수 밖에 없으며, 한반도의 통일은 북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부터 시작되며 그러자면 북한의 잘못을 깨우쳐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우리의 의식이 변화되는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리선권의 냉면 막말이 논란이 된 것을 김정은도 다 알 것이다. 리선권 본인도 자극을 받았을 것이며 앞으로 남북회담에서 알아서 주의할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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