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수입맥주가 진열돼 있다.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입맥주의 구매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가 낮아졌는데도 고가 수입맥주의 가격 변동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15일 수입맥주의 가격 및 유통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입맥주의 통관가격은 FTA 체결 이후 하락했으나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상승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 수입맥주 수입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수입맥주 수입액은 지난 2010년 4375만달러에서 2014년 1억1169억달러, 2017년 2억6309만달러까지 기록했다.
소비자원이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6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맥주를 고가·중가·저가로 나눠 조사한 결과, 저가 제품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고가 제품에서는 가격 변화가 크게 없었다.
미국 제품의 경우 고가는 1L당 591원, 저가는 2732원 하락했다. 유럽연합(EU) 제품은 고가가 112원 상승한 반면, 저가는 1200원 하락했으며 중국산 고가 제품은 가격변동이 없었고, 저가는 2520원 하락했다.
판매단위별 소비자가격을 비교한 결과, 낱개로 구입하는 경우 묶음으로 구입할 때보다 평균 36.1% 비쌌다. 이는 ‘주세법’상 수입맥주의 출고가가 낮게 설정돼 상시적인 할인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FTA 체결로 관세가 인하되었음에도 고가맥주의 소비자가격 인하가 확인되지 않는 점을 보면 관세인하 효과가 소비자에게 귀속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입·유통업체들의 가격경쟁 활성화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을 관계 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라며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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