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포크에 이어 SEC 규제까지… 300만원대 간다는 분석도

▲ 암호화폐의 비트코인이 폭락에 이어 연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암호화폐의 대장격인 비트코인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정신적 지지선인 500만원대도 무너졌다. ‘하드포크’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제등 악재들로 멈추지 못하고 떨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7일 동안 30% 가량 떨어지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3일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오후 12시50분 기준 489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0일 550만원 선이 무너지고 3일 만에 500만원 선도 깨진 것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1월 최고점을 찍은 후 700만∼800만원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간접적 영향은 미국 법무부와 SEC가 암호화폐에 조사를 착수하기부터다. 미국 법무부가 암호화폐 시장 조사에 본격 착수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 점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법무부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를 이용해 암호화폐 시세를 조작했다는 혐의다. 지난 해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할 때 테더로 시세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법무부의 판단이다.

​여기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공개(ICO)를 하면서 등록 절차를 어긴 업체 두 곳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두번째는 하드포크 논란이다. 하드포크는 기존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에서 다른 가상화폐를 만드는 걸 의미한다. 현재 비트코인 캐시가 하드포크를 논의 중인데, 시장은 이러한 하드포크가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보고 있다. 하드포크를 거치면 공급량이 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해당 가상화폐 가치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지난 16일 미국 SEC가 증권 규제에 따라 ICO를 진행하지 않은 가상화폐업체 2곳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도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SEC는 비등록 ICO를 진행한 에어폭스와 파라곤에 각각 25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피해를 본 투자자에게 배상하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일부 거래소에서 서버 문제로 거래가 중단되는 사고도 일어났다. 업비트는 전날 오전 8시34분부터 매매 서비스가 일시 중단됐다가 약 2시간 후 정상화됐다. 아마존의 웹서비스(AWS)가 장애를 겪으면서 이를 이용하는 가상화폐 거래소까지 멈춘 것이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불안정과 각국의 정책방향이 제각기 다르지만 ‘제재’쪽으로 기울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비트코인이 400만원대로 주저앉은 데 이어 300만원대까지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는 20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의 반등세가 유입되지 않는다면 순식간에 3000달러대(300만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폭락의 영향을 준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 엔체인의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right) 연구원의 트위터가 결정적이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크레이그 라이트는 트위터에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비트코인 캐시 측(ABC 진영) 편을 들면 우리(SV 진영)는 비트코인을 팔아 달러로 환전할 것이다"라며 "그러면 비트코인 시장은 붕괴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19일(현지시간) 크레이그 라이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비트코인은 상품일 뿐이고 투자자들은 결국 현금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시장에 충격을 더했다. 그가 트위터에 글을 올린 후 일주일간 비트코인 시세가 급격히 하락했다.

이에 마이닝(채굴) 업계도 엄청난 고난을 맛보고 있다. 중국 마이닝 업체들도 공장 폐쇄 등 위기에 몰린 상태다.

코인포스트, 웨나치월드 등 22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대형 암호화폐 채굴 기업 기가와트(Giga Watt)는 “파산 직전이어서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상환하기 어렵다”며 지난 19일 미 워싱턴 주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기가와트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현재 기가와트의 보유 자산은 0~5만 달러 수준. 하지만 채권자 수는 약 50곳이며 부채 총액은 1000만~5000만 달러에 이른다.

워싱턴 주에 거점을 둔 기가와트는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던 데이브 칼슨이 지난해 7월 설립한 회사로, 암호화폐 투자 광풍에 힘입어 설립 1년 만에 미국 내 암호화폐 마이닝 기업 TOP5 안에 포함될 만큼 큰 수익을 냈던 기업이다.

지난해 7월 30 MW(메가와트)가 넘는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마이닝 장비와 전용 변전소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해 2,230만 달러(약 252억792만 원)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ICO 당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증권법 위반 소송이 이어진데다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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