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회장 등 형제 경영진 4명이 지난 12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응원 도중 우승을 기원하는 ‘엄지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창원 부회장, 최신원 회장,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SK그룹 제공)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형제 등 친족 18명에게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지분 329만주(4.68%)를 증여한다. 선친인 최종현 회장의 타계 직후 최 회장에게 회장직을 이어받게 하고 경영권 분쟁 없이 꾸준히 지원해준 친족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친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166만주)을 비롯해 사촌형인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가족(49만6808주), 사촌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 가족(83만주) 등 친족들에게 SK㈜ 주식 329만주를 증여키로 했다. 최 회장이 증여하는 주식의 가치는 9228억4500만원에 달한다.


이번 지분 증여는 지난 20년 동안 그룹 경영을 최 회장에게 맡기고 성원해준 친족들에 대한 보답차원이다. SK그룹의 창업주는 최종건 회장으로 1973년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나자 동생 최종현 회장이 2대 회장을 맡았다. 1998년 최종현 회장이 별세하자 친족들은 가족회의를 거쳐 창업주가 아닌 2대회장의 아들인 최태원 회장을 3대 회장으로 추대한다. 최종건 창업주의 아들인 최윤원 회장과 최신원 회장, 최창원 입장에선 양보를 한 셈이다.


올해 취임 20주년을 맞은 최 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가족들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최근 가족 모임에서 주식 증여를 제안했다. 최 회장이 동생 최재원 부회장에게 가장 많은 지분을 증여한 것도 같은 이유다.


최신원 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먼저 친족들에게 지분을 증여하겠다는 뜻을 제안했다”면서 “SK그룹을 더욱 튼튼하고 안정적인 그룹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30대에 회장직에 오른 최태원 회장이 경영을 맡은 20년간 SK그룹은 별다른 지분싸움이나 경영권 다툼이 없었다. 최 회장 역시 형제 경영진들 모두가 하나가 됐기에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이 최근 가족모임에서 이 같은 증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증여로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 비율은 23.12%에서 18.44%로 줄어들게 된다. 다만 지분을 증여받은 친족들이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다면 최태원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율(30.88%)은 유지되는 셈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중심의 현 그룹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은 친족들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50% 안팎의 증여세를 부담할 경우 증여세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5000억원 안팎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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