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정부여당 지지율↓, 한국당↑” 민주당 ‘이중고’

▲ 문재인 대통령.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국회가 3일 정부예산안을 본회의에 기습상정하자 야4당이 불참으로 대항한 가운데 여당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5시 본회의를 열고 2019년도 정부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원안 등을 안건으로 올렸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불참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본회의는 산회했다.


문 의장은 “교섭단체 대표들에게 (정부예산안 본회의 상정 일정을) 합의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이 시간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상정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야4당 입장은 다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지난주 금요일 정부예산안을 국회에 일방적으로 상정하지 않기로 3당 교섭단체 대표가 협의하고 이 내용을 문 의장에게 전달했다”며 “그럼에도 오늘 갑작스럽게 본회의에 상정한 것은 교섭단체 합의정신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산안 상정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졸속처리는 막아야 한다는 게 한국당 등 야당 방침이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도 수정예산안을 교섭단체, 특히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소소위 기능을 살려서 합의처리하기로 했다”며 국회 기습상정이 야당을 ‘국정방해 적폐’로 몰기 위한 여당의 정략적 ‘카드’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야당은 정부예산안 원안 중 일자리, 남북협력기금, 공무원증원, 4조원 세수결손 대책, 젱부 특수활동비 예산 등을 문제시하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앞서 청와대 특활비를 감축하지 말 것을 국회에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는 이명박·박근혜정부의 특활비 등을 문제삼으면서 집권에 성공했다. 임 비서실장 행동을 두고 많은 시민들 사이에서는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은 또 선거제개혁안을 정부예산안 처리와 연계하고 있다. ‘노동자 정당’을 자처하는 정의당은 민노총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부를 규탄 중이다. 심상정 의원은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 노사정 합의를 시행도 안 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공약후퇴를 가리기 위해 민주노총을 공격하는 건 아주 나쁜 정치공세”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서도 “문재인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 한 건 주 52시간 근무, 최저임금 인상”이라며 “유일하게 한 그 두가지가 잘못됐다면 다 잘못된 것이다. 그렇다면 실패를 인정하고 공약이 유지된다는 희망고문을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4당이 연대함에 따라 여당은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우파정당’만 예산안을 반대한다면 ‘적폐’로 몰아갈 수 있지만 야4당을 모두 ‘적폐’로 규정하고 적으로 돌리는 건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지는 한 ‘자살행위’라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야4당 결속력만 굳건하게 만들어 정부가 발이 묶이게 됨은 물론 문재인정부 실정이 연일 보도되는 가운데 ‘내로남불’에 지친 국민들마저 추가로 등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문 대통령이 청와대출입기자단에 ‘경제 등 국내현안 질문금지’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실제로 ‘침묵’한 것이 폭로돼 무당층을 중심으로 여론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각종 주요 경제지표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여당은 정부예산안 처리 지연이 국민의 뜻에 반(反)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민심은 다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p. 상세사항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3.6%p 내린 48.4%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4.1%p 오른 46.6%다. 긍정·부정평가 격차는 오차범위(±2.0%p) 내인 1.8%p다.


반면 야당 지지율은 상승세다. 한국당은 탄핵정국이던 2016년 10월 3주차(29.6%) 이후 약 2년만에 25% 선을 넘으면서 26.4%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38.0%로 작년 1월 4주차(34.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의당 7.8%, 바른미래당 6.6%, 민주평화당 2.6% 순으로 뒤를 이었다. 리얼미터는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 주요원인으로 경제난, 북한 비핵화 교착상태 등을 꼽았다.

키워드

#정부예산안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