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불법 카풀 앱 근절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카카오가 택시업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카풀’ 서비스 정식 출시를 선언했다. 카카오 측은 기존 사업과 상생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택시업계는 끝장 집회와 카카오 택시호출 거부를 예고하는 등 반발에 나서 한동안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일 ‘카카오T 카풀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 측은 베타서비스 운영 결과와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오는 1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카풀이란 목적지가 비슷한 이용자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운전자와 탑승자를 매칭해주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목적지를 입력한 후 호출을 누르면 운전자에게 정보가 전달되고, 이를 운전자가 수락하면 연결되는 것이다.
현재 시행 중인 카풀 베타서비스는 일부 이용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의 운행 시간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운행 횟수는 하루 2회로 제한했다.
카풀 이용료는 기존 택시 요금보다 70~80% 저렴한 수준이다. 기본료는 2km 당 3000원이며 이동 시간과 거리에 따라 요금이 책정된다. 승객은 카카오T에 등록해 둔 체크·신용카드로 자동 선결제할 수 있다.
그간 카풀 서비스는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갈등, 논의 장기화 등으로 연내 출시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카카오는 기습적으로 카풀 정식 서비스 출시를 선언했다.
카카오 측은 기존 사업과 상생하기 위한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국토교통부 및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TF, 택시 업계 등과 카풀 서비스를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풀이 정식 출시된다면 업계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약 2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T 가입자들이 잠재적 고객인데다, 카카오가 지난 10월부터 모집한 카풀 운전자는 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서울 지역 택시(7만여 대)와 맞먹는 수치다.
이에 택시업계의 반발은 극에 치닫고 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단체는 지난 7일 성명서를 내고 “100만 택시가족의 강력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는 불법 카풀앱 출시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카카오가 발표한 정식 카풀서비스 출시 취소를 강력히 요구하며 100만 택시가족은 카카오 택시호출 거부운동에 돌입한다”며 “정식 카풀서비스 개시를 방치할 경우 100만 택시 가족은 전 차량을 동원해 문재인 정권 규탄을 위해 끝장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늘 카풀 서비스 시행을 반대하던 택시기사 최모(57) 씨가 분신을 시도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 씨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 5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인화 물질을 몸에 뿌리고 불을 질러 분신을 시도했다. 최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이에 대해 이날 카카오 측은 CBS 노컷뉴스에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상황”이라며 “고인의 명복은 빈다”고 전했다.
그러나 카카오 측은 오는 17일 예정된 정식 서비스 개시와 관련해 “아직은 사업자체를 논의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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