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롯데리아 매장에 있는 무인결제기기. 화면에는 “지금은 셀프 오더 타임”, “여기에서 주문하세요”라는 문구가 써있다.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최근 대형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해 편의점, 카페 등에서 ‘무인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무인화 트랜드와 비대면 서비스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무인화를 통해 업주는 인건비를 아낄 수 있음과 동시에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고, 소비자는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기다리는 불편함을 덜 수 있다.

아무래도 무인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곳은 패스트푸드점이다.

롯데리아는 전국 1350개 매장 중 826개 매장에 ‘키오스크(KIOSK)’를 설치했고 맥도날드는 420개 매장 중 250여 곳에 운영하고 있다. KFC 역시 올해 전체 매장(200여 곳)에 키오스크 도입을 완료했다.

키오스크란 터치스크린과 사운드, 그래픽 등 첨단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해 음성서비스, 동영상 구현 등 이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을 뜻한다. 간단히 말해 우리가 최근 흔히 볼 수 있는 무인결제기기다.

키오스크의 역할은 기존 사람이 하는 일을 덜어주는 것이다. 업종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키오스크 1대 당 매장 직원 1~2명의 일을 대신할 수 있다. 고객들은 길게 줄을 서서 점원과 직접 마주하지 않아도 터치스크린을 통해 상품 선택부터 주문, 결제까지 가능하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키오스크 도입률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리아의 경우 지난 2014년 직영점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시범 도입을 시작한 후 2015년 도입률 6%, 2016년 33%, 2017년 49%, 2018년 61%로 급격히 확대됐다.

편의점 업계는 ‘무인점포’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아직 초기단계지만 첨단 기술을 도입한 점포를 운영해 소비자 편의를 제고하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점주들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함이다.

GS25는 지난해 9월 마곡 사이언스 파크에 ‘스마트 GS25’를 오픈했다. 점포의 출입문은 안면 인식을 통해 개폐된다. 고객이 고른 상품은 셀프 결제 테이블에 올려 놓으면 스마트 스캐너가 이미지와 무게를 감지해 1초 내에 스캔, 계산까지 도와준다.

세븐일레븐은 정맥을 이용하는 무인 매장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4곳을 운영 중이다. 이 매장에는 결제 서비스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AI) 결제 로봇 ‘브니’가 계산대에 위치해 방문객을 확인하고 결제까지 도와준다.

브니는 안면인식 기능을 통해 고객의 얼굴을 기억함으로서 재방문 시 맞춤 접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문자음성 자동변환(TTS) 기술’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도 가능하다.

물론 아직까지 사람이 아예 없는 매장의 수는 많지 않지만 무인화 바람이 거세지는 만큼 일자리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제가 어려워 고용이 줄어드는 현 상황에 무인화까지 가속화된다면 취업난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해 5월 발표한 ‘AI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의 59%(약 133만명)가 앞으로 AI나 무인시스템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에 속한다.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무인화 바람은 앞으로 지역 상권의 일자리를 위협할 주요 원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르바이트생들도 무인화로 인해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이 알바생 1383명을 대상으로 ‘무인 결제·키오스크 확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6.3%는 “키오스크 이용이 늘면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 사회에 무인화 시대가 다가오고 키오스크 등 무인 시스템이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하는 만큼 일자리 감소에 따른 대체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인화라는 것이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아낄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의 증대와 같은 긍정적 요소가 많기 때문에 대세가 되는 것 같다”며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업계의 생존과 트랜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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