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우경화에 한국당 의원들 불편한 심기 내비쳐
지만원은 누구인가?
이번 사태의 발단은 5.18 북한군 개입설을 끝없이 주장하는 극우논객 지만원 씨로부터 시작되었다.
극우 논객으로 불리며 각종 망언으로 논란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지 씨는 젊은 시절엔 촉망받는 엘리트 군인이었다.
지 씨는 육군사관학교 22기로 입학했고, 육사졸업 이후엔 포병 소위로 임관했으며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여 활약을 펼쳐 인헌무공훈장을 받았다.
지 씨는 이후 1977년에 미국유학길에 올라 미 해군대학원에서 행정과학 석사, 경영과학 박사 학위를 받으며 주목 받는 엘리트 군인으로 성장했고 귀국 후 국방연구원과 육군사관학교에서 근무하다가 1987년 대령으로 예편하였다.
대령 예편 후 지 씨는 보수적인 정치 성향임에도 불구 정부의 국방정책을 비판하는 칼럼니스트로 변신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 씨는 8,90년대 진보성향의 시사 월간지 ‘말’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당시 국방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칼럼들을 연재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지 씨는 ‘할일 없는 별들이 국방비만 축낸다’ , ‘한국방위산업의 대미예속 실태’, ‘군이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는 제목의 직설적인 칼럼들을 통해 정치군인의 청산을 주장했고 동시에 과감한 군 개혁과 혁신을 주장하였다.
특히 지 씨는 91년 출간한 ‘70만 경영체 한국군 어디로 가야 하나’와 92년 출간한 ‘군축시대의 한국군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등의 저서를 통해 군 내부의 개혁과 시스템 경영에 따른 군 개혁 방안을 제시하며 군 개혁가로 떠올랐다.
역사학자인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지만원이 사실은 보수 측에서도 드문 군 정책에 할 말은 하는 강직한 성격의 사람이었다”며 “당시 진보정치권에서도 군 출신으로 군에 정통한 인사가 없었기 때문에 지 씨는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상당히 주목받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지 씨는 영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아시아 태평양 평화 재단을 창립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되어 군사분야정책을 보좌했고 김 전 대통령의 해외순방에도 동행하며 민주당의 선거를 도왔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 지씨는 96년 총선에서 중용되지 못했고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 발탁되지 못했다는 배신감 때문인지 이후 지 씨의 정치 성향은 점점 극단적인 우파로 기울게 된다.
이후 지 씨는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고 극단적인 우익 성향의 논객으로 변신해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비난하고 5.18을 왜곡 하는 선동가로 변신한다.
심지어 지 씨는 자신이 개설한 인터넷 홈페이지 ‘시스템클럽’에 “대통령 경호실 요원에게 고함, 발견하는 즉시 김대중을 사살하라”는 충격적인 글 까지 올려 대중적인 비난을 샀다.
최근 지 씨가 한 때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의원은 19일 평화당 의원총회에서 “지 씨가 김 전 대통령을 돕고, 외국 순방할 때 동행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 씨의 언행을 살펴본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지 씨를 흡족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멀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지 씨가 당시 김대중 정부로부터 장관 등 어떤 직책을 제의받은 사실이 없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 라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지만원의 주장
지 씨가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건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 씨는 5.18 관련 사진들을 내밀며 북한군 600여명이 광주로 투입되었다고 주장하며 당시 광주시민들을 북한군이라고 줄곳 주장하고 있다.
지 씨는 광주시민들의 인상착의와 북한군 주요인사들의 인상 착의가 닮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북한군과 얼굴이 조금이라도 닮으면 북한군이라고 주장하며 대중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또한 지 씨의 주장은 5.18당시 광주 진압을 지시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전두환씨 마저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을 보여 설득력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 씨는 2016년 6월 월간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특수군 600명이 광주로 투입되엇다”는 지 씨의 주장에 “대체 어디로 왔냐?”고 반문하며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증언하며 사실무근 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2017년 8월 광주지법은 1심에서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 씨와 지 씨의 주장을 보도한 언론사 뉴스타운에게 5.18 유족에게 82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또한 허위사실을 담은 기사나 호외 등의 제작과 발행, 배포를 금지하도록 판결했지만 지 씨는 여전히 북한군 광주 투입설을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딜레마
5.18 망언이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김진태 의원은 전당 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 극우성격의 지지자들에게 더욱 큰 환호를 받고 있다.
지지자들은 18일 대구경북 합동 연설회에서 김진태, 김순례 의원을 연호했고 이들을 윤리위에 회부한 김병준 비대위원장, 오세훈 후보등에 비난과 욕설을 퍼부었다.
또한 이날 청년최고의원 후보로 나선 김준교 후보는 5.18 논란이 이어져 여야의 비난을 받는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해 막말과 폭언을 내뱉어 불난집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었다.
이렇듯 당내에서 극우적인 발언들이 이어지고 친박단체를 비롯한 극우파들이 당의 전면에 등장하며 지지율 하락이 계속 이어지자 당내 의원들은 이를 우려하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지만 지도부에선 이들 역시 지지자들이기 때문에 딱히 이들을 제지할 이렇다 할 대책은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비박계로 알려진 오세훈 후보는 김진태 후보를 견제하며 ‘중도 보수론’을 내세워 중도표를 가져오겠다고 선언했다.
오 후보는 김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발언에 “당이 극우로 가선 안된다. 박 전대통령의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냐?”며 탄핵 무효를 주장한 황교안과 김진태 후보를 비난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당의 극우화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의원은 19일 국회 토론회 직후 “질서를 지키지 않는 과격한 사람들이 결국 일을 그르치게 된다. 당이 과격분자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극우세력을 경계했고 이완구 전 총리와 황영철 의원 역시 극우 지지자들의 언행과 행동을 비판했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27일까지 컨벤션 효과를 노린 극우 지지자들의 과격한 활동이 계속 이어질것이 예상됨에 따라 지지율 하락을 우려하는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