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가동 중단...정부 중재도 역부족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두고 벌이는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 측이 결국 ‘셧다운’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사측은 노조에 오는 29일부터 총 4일간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앞서 노사는 지난 9일 임단협을 위한 교섭을 재개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또 결렬됐다. 이제 노조는 교섭 다음 날인 10일과 12일 주야 4시간씩 부분파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노조가 파업을 재개한 것은 지난달 25일 이후 16일 만이다.

이번 부산공장 가동 중단은 ‘프리미엄 휴가’를 통해 진행된다. 프리미엄 휴가란 법정 휴가와 관계없는 복리후생 개념으로 배정한 휴가다. 직원별로 연간 7~10일까지 사용 가능한 일종의 사내복지다.

르노삼성이 프리미엄 휴가를 지정한건 노사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생산 손실이 가중돼 근로자들에게 휴가를 쓰게 하고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이다.

특히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 닛산의 로그 위탁생산은 파업 등으로 인해 생산량 중 일부(2만4000대)를 일본 큐슈공장에 뺏긴 상황이다.

또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로그 물량 대체를 위한 크로스오버 SUV ‘XM3’ 유럽 수출 물량 확보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당초 프랑스 르노 본사는 신차 수출용 물량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노조의 잦은 파업과 노사간의 갈등으로 공급 안정성에 의문을 표하며 스페인 공장으로 돌리려는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처음 협상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25차례에 걸쳐 합의점을 찾고 있는 노사는 약 10개월째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부산공장을 직접 찾아 갈등 해결과 르노삼성 정상화를 촉구했지만 이번 공장 가동 중단을 막지는 못했다.

이 장관은 지난 11일 부산공장을 방문해 르노삼성노조 박종규 위원장과 간부들을 만나 “노동조합과 노동자 입장에서는 아쉽고 부족하게 생각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제는 그간 논의된 안들을 잘 정리해서 조속한 합의를 도출하고 생산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해줄 것”이라고 당부한 바 있다.

한편 노조 측은 12일까지 진행하는 부분파업을 마치고 다음 주에 교섭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