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R&D 투자 삼성전자 제외하면 평균 밑돌아

▲ 한국기업의 R&D 투자금액 중 48.6%는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글로벌 R&D(연구개발) 5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이 13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R&D 투자금액에서 1위 기업 의존도가 48.6%로 쏠림현상이 심각하고 투자 분야도 제조업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해 R&D 투자비용 기준으로 글로벌 500대 기업(연결재무제표 기준)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기업 수로는 9위, 금액으로는 8위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한경연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지난해 글로벌 R&D 500대 기업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미국이 196개로 가장 많아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33개) △독일(24개) △프랑스(22개) △영국(20개) △대단(15개) △아일랜드(14개) △한국(13개)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가 3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SK하이닉스(68위) △LG디스플레이(159위) △현대자동차(172위) △LG화학(184위) △기아자동차(204위) 등의 순이었다.

한경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을 의미하는 ‘R&D 집중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R&D 500대 기업들의 R&D 집중도는 평균 5.5%에 달했으나 한국은 3.7%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글로벌 R&D 500대 기업들의 R&D 비용은 5년간 5621억달러에서 7847억달러로 평균 38.6% 상승했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235억달러에서 262억달러로 11.5% 증가하는데 그쳤다.

또 한경연이 한·미·일·중 4개 국가의 각 국별 R&D 500대 기업의 투자금액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1위 기업 의존도는 다른 국가에 비해 최대 7배 높았다. 미국(아마존)과 일본(토요타)은 1위 기업 비중이 각각 7.0%, 7.5%이고 중국(화웨이)은 21.1%다. 반면 한국은 삼성전자의 투자비중이 48.6%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이 결과를 통해 우리나라는 1위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며 “다른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1위 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도 R&D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업종 쏠림 현상도 심각했다. 글로벌 R&D 500대 기업 소속 국가들이 투자하는 산업은 평균 16개지만 한국은 10개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은 10개 산업 대부분 제조업에 기반을 두고 있어 전통산업부터 신산업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R&D가 실시되고 있는 미국과 대비 됐다.

특히 삼성전자가 포함된 기술하드웨어 및 반도체 투자액이 58.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명공학 분야는 전체 투자액(346억8000만달러)의 1.3%, 헬스케어는 0.5%, 의약품은 2.9%로 저조했다.

김윤경 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혁신기술 보유에 따른 승자독식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R&D가가 부진한 모습”이라며 “주력산업인 제조업 혁신과 함께 신산업 확대를 위한 R&D 투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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