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좀처럼 풀리지 않자 연고점을 갈아치우는 원/달러 환율의 급등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율이 올라가는 이유가 무역협상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와 경제 성장동력을 잃었다는 문제들도 제기돼 우려와 반론이 교차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일 장중 1,182.9원까지 상승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17년 1월 17일(달러당 1,187.3원) 이후 최고치다.

원화가치가 이처럼 낮아진 원인중 미·중 무역갈등이 먼저 꼽힌다.

미국이 10일 중국 수출품에 추가 관세부과를 강행한 데 이어 전날 협상이 무위로 끝나는 등 양측의 갈등이 고조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중 무역협상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정부는 환율 상승이 구조적 문제라기보단 이런 일시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바꿔 말해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외환 보유액이 4000억달러를 지난해 돌파한 점, 경상수지를 83개월째 흑자를 보는 점 등이 판단의 이유다.

하지만 환율 급등 원인을 일시적 요인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한 달 남짓 사이에 원화 가치는 2.9% 하락했다. 경제 규모가 큰 신흥 10개국 중 터키·아르헨티나에 이어 3번째로 낙폭이 컸다.

특히 무역갈등의 당사국인 중국 위안화(-1.0%)보다도 원화의 낙폭이 큰 만큼, 환율 급등에는 다른 요인도 섞여 있다는 논리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외채나 외화유동성 등 안정성이 견고하지만, 수출과 투자 등 성장성 측면에서 악화하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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