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충호 기자 | 이미 폐기된 것으로 신고된 한국 국적의 300t급 어선 ‘골든 레이크 801’호 선박이 남한과 북한을 수차례 오간 정황이 포착됐다. 하지만 한국 해양 당국은 이 신호와 일치하는 선박이 지난 3년간 한국 항구를 드나든 적이 없다고 해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VOA가 2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선박의 실시간 위치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 Traffic) 확인 결과, 남북한을 오간 것으로 보이는 선박의 AIS 신호가 지난 3일 북한 남포항 앞에서 또 다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미 폐선 처리된 것으로 알려진 선박이 남한과 북한 항구에서 잇따라 포착돼 그 배경에 궁금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VOA는 해당 신호가 북한 영해와 남포항에서 잡힌 뒤 다시 한국 인천해양경찰서 전용 부두에서 반복해서 감지됐다고 29일 보도했다.


VOA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5일 선박의 실시간 위치를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 ‘마린트래픽’에 이미 폐선된 한국 국적의 300t급 어선 ‘골든 레이크 801’호 선박의 신호가 일반 선박의 출입이 제한된 인천해양경찰서 전용 부두에서 포착된 뒤 곧바로 사라졌다.


그로부터 정확히 한 달 뒤인 10월 4일, 이 선박의 신호는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북한 장산곶으로부터 7km 떨어진 곳에서 신호가 포착돼 위치를 알렸다.


다시 한달이 조금 지난 11월 15일, 사라졌던 신호는 다시 인천해양경찰서 전용 부두로 돌아왔고, 이후 인천 앞바다에서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더니 이달 3일 느닷없이 북한 남포항에서 포착됐다.


이어 잠적한 신호는 불과 닷새 전인 21일, 또다시 인천해경 전용부두에서 신호가 확인됐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해당 신호는 지난해 6월부터 이달까지 7차례에 걸쳐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감지됐다.


하지만 한국해양당국은 이 신호와 일치하는 선박이 지난 3년간 한국 항구를 드나든 적이 없다고 했다.


VOA는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골든 레이크 801호는 운항사가 지난 2009년 부도가 난 뒤 2011년 폐선 처리 됐고 이후 중국 배에 부품이 이전됐다”고 밝혔다.


VOA는 실제로 2011년 스페인령 라스 팔마스 지역 신문에 골든 레이크 801호의 경매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 골든레이크 801호는 지난 1968년 만들어진 한국 어선으로, 2009년 운항사가 부도처린 난 후, 2011년 스페인령 라스팔마스 지역 신문에 경매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VOA는 AIS 신호와 한국 해수부의 해명, 익명의 제보자의 증언만 놓고 보면 불상의 선박이 이미 폐선 처리된 선박의 고유 신호 장치를 옮겨 달고 남북한을 오간 것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가설에 부딪친다고 보도했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나타샤 브라운 대변인은 21일 해당 신호와 관련한 VOA의 질문에 “그런 상황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AIS는 선박명과 종류, 위치, 항로, 속도, 항해 상황, 그리고 다른 안전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며, “따라서 특정 선박의 데이터를 알리기 위해 설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VOA는 미 국무부와 재무부에 해당 신호를 인지하고 있는지 문의했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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