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우수기업 선정은 '세종공장'...주최측 ‘당황스럽다’

[지난 13일 세종시가 주최한 여성일자리 박람회에서 남양유업 세종공장이 여성친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춘희 세종시장(왼쪽)과 정재연 남양유업 세종공장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자료=남양유업)]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 남양유업 세종공장이 지난 13일 세종시가 주최한 여성일자리 박람회에서 여성친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표창을 수상한 것과 관련 마치 남양유업이 수상한 것 처럼 과대홍보를 해 부적절하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남양유업은 불과 6년 전에 기혼 여직원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해 논란이 됐던 기업일 뿐만 아니라 최근 남양유업 창업자 외손녀인 황하나씨가 마약과 관련해 입건돼 있어 사회적 물의가 있는 기업이 수상사로 정해진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정부 포상의 경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은 포상에서 제외되는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14일 이번 행사를 주최한 세종특별자치시 관계자 K씨는 "남양유업 회사 전체가 아닌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표창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사실 남양유업에서 너무 크게 부각한 것 같아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이번 표창은 (여성가족부와 별개로) 세종여성새로일하기 센터에서 추천받아 진행한 것"이라며 "남양유업 세종공장이 저희 센터와 협야을 맺고 몇 년 간 여성 취업이나 여성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한 것과 북한 이탈 주민 지원, 분유 지원에 힘쓴 점 등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성일자리 창출과 여성친화적 기업 문화 조성을 위해 앞으로도 애써달라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배포된 남양유업의 보도자료에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이 아닌 남양유업이 여성친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혀 '과대홍보'라는 비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남양유업의 모성보호 지원제도로 여성일자리 창출 및 여성친화적 기업문화 조성 앞장섰다"며 이번 표창을 자축했다.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도 "여성친화 우수기업의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자사의 '과대홍보'에 가세했다.


창업주 외손녀 마약혐의 등 이미지 쇄신일 것 지적도

최근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 마약 사건' 등 남양유업이 잇따라 논란에 휩싸였던 터라 이미지 쇄신용으로 이번 표창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은 이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정규직 여직원을 결혼 이후 비정규직으로 전환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남양유업의 기혼 여성 비율은 5%로 6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마저도 전부 결혼 후 비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남양유업은 창사이래 분유, 우유 등 유아식을 모태로 성장해 온 회사인 만큼 당시의 파장은 상당했다. 비정규직 전환 직원은 출산 휴가도 제대로 쓸 수 없었다.

본지는 남양유업 측에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했으나 담당자는 "체육대회 중이라 통화가 어렵다"며 전화를 끊었다.


한편 남양유업은 최근 통기한이 지난 분유를 사은품으로 주거나 유아용 주스에서 곰팡이가 나오는 등 품질 시비로 여러 차례 곤욕을 치룬 바 있다. 더욱이 '엄마의 마음'을 강조하며 상품을 홍보해 아이에게 해당 제품을 먹였던 '엄마 소비자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또 ‘갑질 통화’라고 해서 편의점 등 유통사 점주에게 어린 직원이 전화해 ‘막말’을 한 전력으로 대표가 직접 머리를 숙이고 사죄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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