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기존 입장 안달라져…“지켜볼 필요 있어”

▲ 지난 12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69주년 기념식에서 이주열 총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에 가깝고 당초 예상한 1.1%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최근 대내외성 불안정성이 높아져 기준금리 인하를 두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국은행은 25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최근 물가동향 여건을 감안할때 올해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보고서에는 “올해 1~5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0.6%를 나타내며 지난해 하반기 1.7%에 비해 큰 폭 하락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2015년 0.7% 이후 4년 만에 0%대 연간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낮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기적 시계에서 목표수준에 수렴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근원인플레이션도 식료품·에너지 제외 기준으로는 0.8%로 1%대에 못미쳤다. 농산물·석유류 제외 기준으로는 1.0%를 기록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물가가 전년동기대비 0.1% 감소하며 마이너스 전환했다. 석유류를 제외한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0.4%에서 올 1~5월중 0.7%로 소폭 확대됐으나 석유류 가격이 7.6% 감소해 상품물가를 큰 폭 끌어내렸다. 농축수산물은 0.5% 상승에 그쳐 지난해 하반기(6.0%)보다 상승폭이 크게 축소했다.

한편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추측이 많은 가운데 한은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도 집중됐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창립기념사에서 언급했듯이 상황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한은 창립 69주년을 맞아 기념사에서 “그 어느때보다 경제 상황이 불확실성이 높다” 며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힌바 있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두고 기존의 대응을 유지하겠단 말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곧 타결될 것처럼 보이던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그간 우리 경제를 견인해 왔던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 리스크 요인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산업활동동향 등 새로 입수되는 실물경제 정보를 지켜봐야 보다 정확한 성장률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을 두고 재차 압박하고 있다. 연준은 19일(현지시간) 금리 인하를 할수도 있다는 기대감 실린 언급을 한 바 있다.

앞서 미 연준은 현지시간 18일~19일 이틀동안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거쳐 기준금리를 현행인 2.25~2.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 FOMC에선 ‘인내심을 가지고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며 당분간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간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이번에는 해당 문구가 사라졌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역전은 이미 0.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 연준의 금리를 언제 내릴 지 여부와 한은이 미 연준의 금리 인하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내릴 지 등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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